책임사원 구자관 칼럼

팩트 중심주의와 분수 지키며 살기...구자관 칼럼 <28>

나는 사원을 반말로 부른 적 없고,. 나는 다만 이 회사 창업자이고 최장기 근속지일 뿐 사원과 다를 바가...

구자관 | 기사입력 2021/12/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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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관 대표책임사원 칼럼 <28> 

팩트 중심주의와 분수 지키며 살기

 나는 우리 회사 최고참 사원이며 최고령자일 뿐...

 

▲   팩트를 중심으로 있는대로 말했을 뿐인데, 결과적으로는  겸손하지 않았다는 자기고백을....   © 운영자

 

        현재 사원 4만명 이상, 매출은 2조가 목전에...

        그런 것을 얘기한다고 겸손이 물건너 가진 않아 

[yeowonnews,com=구자관] 나는 겸손하지 않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사회적으로 겸손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은데 사실 난 그렇지 못하다. 가진 것을 여러 사람 앞에 다 꺼내 놓진 못하더라도, 애써 말하려 하지 않는 것이 겸손이라면, 그런 뜻에서라도 나는 겸손하지 않다.

 

겸손과 분수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뜻에서라면 겸손하단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모르는 것을 아는듯이 말한다거나, 없어도 있는 것처럼 말한다면 겸손하지 않다. 물론 나는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겸손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는지...

 

예를 들어 우리 회사를 말할 때 “4만명이 넘는 사원, 53년의 역사를 지닌 회사, 현재 매출 2조를 바라보는 회사..." 이렇게 말 할 때, 이미 겸손에서 벗어난다. 숫자를 불려서 과장한 것은 아니지만, 겸손하지는 않다.

 

이 경우는 팩트 중심주의, 즉 있는 사실을, 가감 없이  그대로 공개하는 것인데, 실적이 좋은 경영 결과는, 때로 자기 자랑, 자기 PR 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나는 고민도 하지만, 경영경과에 대해 과장이나 거짓말은 사업하는 사람이 택할 일은 아니기에, 역시 팩트중심주의를 택하게 된다. 

 

사실 과장하거나, 거짓말 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쉽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 물론 경영결과 같은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또한 공개되더라도, 팩트 중심주의를 택하는 것이, 기업경영의 정도라고 믿는다.  

 

물론 나는 내가 아는 범주 내에서, 진실을 말하려고 애쓴다. 그러한 범주내에서 말하고 행동한다 해서 겸손은 아니다. 학벌이 없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이미 겸손은 아니다. 나는 학벌이 없어도, 있는 것처럼 말하기는 커녕, 자신을 너무 낮추어서 말한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나는 남처럼 공부도 많이 못했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학교다운 학교를 제대로 나온 것이 있다면 초등학교다. 중학교는 솔직히 다니지 못했고, 고등학교는 야간을 다녔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구두닦이, 행상 등에 매달려 살았다. 용문고등학교 야간 다닌 것이 최종학력이다.

 

물론 ”무슨 학교를 나왔다“든가 ”뭘 전공했다“든가, 하는 것 하고는 거리가 멀다. 군대에 입대하고 나서는, 공부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다시 학교에 간다는 것은 사실 생각하기조차 어려웠다.

 

여기서 한 가지 고백하고 싶은 것은,  연애하던 시절에 아내를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아내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자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학벌도 재데로 얘기하지 않고 과장되게 한 일이, 솔직하게 없지 않다.

 

때로 대학을 나왔다고 학력을 과장한 일도 있다.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상대와의 관계에서 유리하려고 그런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어쨌든 겸손하고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오만일 수도 있다.

 

▲  나의 젊음은 음악이나 예능을 즐릴만큼 여유가  없었다. 생활은 예늘보다는 절싫한 문제라서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던....    © 운영자

 

    조영남, 백일섭, 한석규, 김상중, 유재석,황선홍 등 예체능계 유명 후배들

      국회의원, 육군대장, 공군참모차장 등도 후배들이지만

일찍 사회생활을 힘들게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지만, 대학 동창은 없다. 고등학교 동창은 많지만, 당시 모두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 물론 지금은 달라졌지만... 예를 들어 수학의 방정식 같은 기초공부는 되었다지만, 야간고등학교엔 예체능 시간이 없었다.

 

야간학교니까 그런 걸 가르칠 시간 자체가 부족했을테니까. 성인이 되어서도, 음악이나 미술,., 예술 분야는 가까이 할 형편이 아니었다. 물론 언급할 길도 없다. 그 분야의 얘기엔 끼어들 수도 없다. 그런데 그런 고등학교 동문 가운데 훌륭한 후배들은 많이 나왔다.

 

가수 조영남, 배우 백일섭, 한석규, 김상중 등 유명한 후배들도 많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재계에 진출한 후배들도 많다. 또 군대에서 육군대장, 공군참모차장 하신 분들도 있다. 20-30년 후배들도 많지만 그분들에게 나는 절대로 말을 놓지 않는다. 나이는 20-30년 후배지만, 선배랍시고 말을 놓는 일은 없다.

 

후배들 가운데는 지식이나 지혜나 사회적 위치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훌륭한 분들이 많다. 나는 나이나 사회적 신분과 상관 없이,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다. 나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내가 비록 사회적으로 신분이 좀 좋다고 해서 함부로 하지 않는 이유는 나의 한계를 알기 때문이다. 절대로 그분들과의 비교우위(比較優位)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내 위치, 내 주제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누구 위에 서겠다는, 생각조차 한 일이 없다. 그러나 솔직하려고 애쓴다. 회사를 소개해야 할 때, 매출, 사원수, 규모 등의 현실 구조에선 오직 팩트 중심으로 얘기한다.

 

물론 일부러 숫자를 줄이거나, 낮추지도 않는다. 반대로 과장하지도 않는다. 팩트 중심으로 가려고 하다 보니까 나는 겸손하지 않다. 겸허하지도 않다. 겸손을 과장하지 않지만, 줄이지도 낮추지도 않는다.  숫자를 과장한다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팩트 중심.. 나는 나보다 지위가 낮은 사원들을 향해서도 거의  존칭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그분들에게도 거의 반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런 가운데,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명칭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   우리는 힌든 일을 하는  여직원들을 '여사님'이라 부른다. 모두가 훌륭한 심성의 소유자 로서...   © 운영자

 

      나는 회사의 창업자이고, 최장기 근속사원일 뿐

      우리 회사 사원들보다 잘 난 것이 없다는 생각도.... 

그 고민 끝에 나온 명칭이 남성사원에겐 ‘선생님’. 여성사원에게는 ‘여사님’이란 존칭을 사용하게 됐다. 왜냐하면 그분들이나 나는 물론, 모든 우리회사 사원들이 다 같은 사원이니까 그렇다. 내가 그분들보다 잘 난 것이 전혀 없음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과대포장한 일도 없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공채 1기이신 총괄사장님이나 공채 7기인 지금의 총괄사장님들을 비롯한 말단사원에 이르기까지, 우리 회사 사원들과 대화할 때도, 존칭을 사용하지 않고 그분들을 부른 적이 거의 없다.

 

물론 오래 재직한 사원들과는 허물 없는 대화를 나눌 때  간혹 반말을 하기도 한다. 말끝마다 존칭을 쓰고 반말도 안 하면, 상대가 거리감을 느끼기도 할테니까... 다만 나는 우리 회사의 창업자이고, 최장기 근속사원으로서 선배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더구나 일 처리 방식을 보면, 나보다 몇 배 월등함은 물론, 나에게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그분들이 어떤 면에선, 대표책임사원이 되어야 할 분들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다.

 

나는 솔직히 일 하느라고, 때로는 나이를 잊기도 하지만, 나이 먹는 것은 인간의 뜻대로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날이 갈수록 실감 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스런 변화다. 다만 나이나 경력에 비해, 그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있다. 그런 분들이 우리 회사엔 여러 분이 있다.

 

솔직히 내가 모셔야 할 분들이 우리 회사엔 한두명이 아니다. 일하는 방식도 뛰어난 분들이 많다. 일하는 방식은 그가 지닌 능력에서 시작된다. 물론 기업에서, 간부 사원이나 CEO의 현실적 위치가 꼭 해당 분야의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  "나는 말단사원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존칭을 사용하지 않고 그분들을 부른 적이 없다 ..나는 다만 이회사의 창업자이고 최장기  근속 사원일 뿐 다른 사원과 다른 것이 없다" © 운영자

 

      ”뜨는 해는 잡을 수 있어도 지는 해는 잡을 수가 없다.“

      여사님의 이 한 마디에 나는 그만 뿅 가고 말았으니... 

앞에서 나는, 내가 겸손하지 않음을 스스로 고백했다. 물론 나를, 또는 내가 대표하는 회사를 과대포장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회사를 소개할 때, 역사나 매출 등을 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팩트 중심으로 하더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선, 과장은 아니지만, ”자랑하고 있는 거다“ 말 할 분도 있을 것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일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것은 숨기고 싶진 않다. 그런데 언젠가 현장에서 일하는 여사님 한 분이, 내가 정신 번쩍 차릴만큼의 말씀을 한 일이 있다. 그 여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뜨는 해는 잡을 수 있어도 지는 해는 잡을 수가 없다.“

 

이 말씀이 오랫동안 나를 사로잡았음은 물론, 지금도 가끔 나를 흔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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