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사진과 詩 [카메라르포]

바다에 가면 한 편의 사진작품이 나온다. 가슴 떨리는 한편의 詩가 나온다. 바다 때문만은 아니다

이정숙 | 기사입력 2019/06/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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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사진과 詩 [카메라르포]

고흥의 바다에서 너를 만났을 때, 나는 보았다,

한폭의 캘리그라피가 

수평선 위에 일몰처럼 펼쳐져 있는 것을...

 

▲    떠날 때는, 특히 바다를 향해 떠날 때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아야 한다. 슬픔을 떨처버리기 위한 '떠남'에도 마찬가지다. 그냥 떠난다는 거, 평상복 그대로 떠나야 바다는....사진은 여원뉴스 박영자기자© 운영자

 

여행은 훌쩍 떠나야 제 맛이라지만,

그런 여행은 없다.

훌쩍...그 자체가 설레임이고 준비고 출발이니까. 

특히 바다를 향해 떠날 때는 더욱 그렇다. 

 

▲     © 운영자

 

[詩]

   그 바다가 우리를 부르는 이유

 

처음엔 

바다가 거절할까봐 겁이 났다.

지금 말고, 

힌여름에 오라고 

고흥의 바다가 거절할까봐 겁이 났지만,

 

그러나 5월의 마지막 주

바닷길 찾아, 고흥 갯벌,

저마다 외롭다고 고개를 드는

갈매기의 바다, 노을진 하늘. 

해는 지고 하늘 붉은 저녁.

 

어디를 둘러봐도 지천으로 흔한 바다.

어데에 눈을 둬도 그림처럼 아까운 바다. 

 

돌아서려고 하면 다시 나를 부르는 소리.

다가 가면 물러서는 바다.

고흥의 바다가

내 앞에 펼치는 가슴 떨리는 원근법. 

그래도 고흥의 바다가

나를 부르는 이유를 아직도 알길이 없다. 

 

고흥은 자연산, 완전한 자연산인데,

자연산이라기엔 너무 가슴을 휘어잡는

보다 절묘한 캘리크라피. 

 

***박영자 작가의 사진 ‘고흥여행 앵글’에, 이정숙 시인이 올린  詩.

 

▲     © 운영자

  

▲     © 운영자

 

고흥이 고향이 아닌 사람도, 고흥에 오면 집에 온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쉬고 싶을 때,

슬픔을달래고 싶을 때 찾아가는바다는

어김없이

집에 온 것 같다고 말하게 한다. 

 

▲     © 운영자


주소를 물어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아이키우기 좋은 곳이라니, 

틀림 없이 좋은 고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구 어디에고 아이 키우기 좋은 고장은

사실 별로 없으니까.

 

▲     © 운영자

 

바다에도 있을 것은 다 있다. 육지에 있고 바다에 없는 것을 대라면

참 막막해서 답이 안 나오지만, 

육지에도 있고 섬에도 있고 바다에도 있는 것을 대라면 어렵지 않다. 

축제다.

불꽃축제가, 고흥 바다를 육지 흉내 내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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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 19/06/09 [21:10] 수정 삭제  
  고흥의 입구에 들어 서면 도로변에 큰 글씨로 이런 글이 쓰여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젤 편안한 곳 입니다" 라고요
가장 아프고 힘들었던 날
동생들과 부모님 모시고 다녀온 고흥
이곳 바다에서 시원한 가슴과 삶의 소박함과 순수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다
다시 가고픈 곳 고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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