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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아내 무차별 폭행한 남편 긴급체포, 이주여성 인권침해 심각

여성을 폭행하지 말라. 여성을 때리면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때, 사람 몸 받기는 애당초 글렀으니..

윤영미 | 기사입력 2019/07/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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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리고 욕하고 성희롱…베트남 여성 폭행, 이주여성 인권 사각지대

폭언·성희롱·폭력…이주여성 인권침해 심각 
 결혼 이주여성 체류 문제로 폭행 참고 살기도 
전문가, 적극적 신고 할 수 있는 제도 절실
결혼 이주여성에 안정적 체류 보장해야
 

베트남 출신의 부인을 때리고 아이에게 폭언한 혐의(폭행 등)로 한국인 남편 A(36) 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이주여성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베트남에서 온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살해당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주여성은 고용업체 사장이 어깨를 껴안거나 포옹을 하는 성폭력을 당했다.

 

문제는 피해 사실을 외부로 알릴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다는 데 있다. 또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 남편이 신원보증을 하지 않으면, 미등록체류자가 되는 등 사실상 폭력을 참고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도 있어 피해가 더 커진다는 지적이 있다.

 

▲ 6일 오전 9시께 한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올리며 급속도로 확산한 '베트남 여성 폭행' 영상. 영상 속 남성은 여성을 향해 무차별 폭행을 가한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 운영자

 

전문가는 폭력 피해 사실을 외부로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제도와, 이주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혜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공동대표는 지난 4월 'UN권고로 돌아본 폭력피해 이주여성의 현주소와 개선방향' 심포지엄에서 "많은 이주여성이 언어장벽, 체류자격 등으로 인한 취약성 때문에 가정과 직장 등지에서 성폭력과 젠더폭력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우자의 가정폭력을 입증할 경우 결혼이주여성들의 체류를 허용하고 있으나 결혼이주여성들이 배우자의 잘못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폭력피해 여성의 구제 차원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폭력피해 이주여성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전남경찰청은 7일 베트남 출신의 부인을 때리고 아이에게 폭언한 혐의(폭행 등)로 남편 A(36)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께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 출신의 부인 B(30) 씨를 주먹과 발, 둔기 등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폭력으로 인해 울고 있는 아이 (2)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B 씨의 아이는 현재 아동기관 등에서 보호조치하고 있다. 조사결과 A 씨는 부인이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술을 마신 뒤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과거에도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B 씨와 아이에게 폭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이 이어질 때마다 B 씨는 "잘못했습니다, 때리지 마세요" 등 한국말로 호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가정폭력은 지난 5일 오전 8시7분께 B 씨의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지인은 B씨로부터 받은 영상을 페이스북 등 SNS 등에 게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영상은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삭제됐다.


경찰은 A씨가 이번 폭행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폭력을 수차례 휘둘렀다는 B 씨의 진술을 토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부모 욕설까지…이주여성 가정폭력 심각한 사회문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국내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2017년 조사한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주여성 920명 중 387명(42.1%)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폭행, 흉기 협박, 성적 학대,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 욕설 등으로 조사됐다. 출신 국가, 부모에 대한 모욕도 있었다. 또한, 생활비 지급 단절, 본국 방문 및 본국 송금 방해, 외출 방해 같은 유형의 가정폭력도 있었다. 폭력 중 낮은 비율이지만 집밖에 나갈 수 없도록 하는 감금도 있었다.


그러나 가정폭력을 경험한 이주여성 중 140명은 외부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5명(25.0%)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게 창피하다는 이유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외부기관 불신도 높았다. 140명 중 29명(20.7%)은 '아무 효과도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몰랐다'고 답한 비율로 140명 중 29명(20.7%)으로 조사됐다.

 

▲     © 운영자

 

남편 믿고 왔는데…신원보증 안 해주면 미등록체류자 신세

 

이주 여성들이 각종 폭력에 노출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결혼한 이주 여성들은 폭행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더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결혼 이주 여성은 결혼 비자로 입국해 체류 기간을 연장, 국적을 취득한다. 국적 취득 전까지 한국에 체류하려면 혼인 관계 등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신원 보증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남편이 신원 보증을 철회하면 미등록체류자가 된다. 결국, 남편이 마음만 먹으면 결혼 이주 여성을 한국에서 몰아낼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인권위는 2011년 결혼이주여성이 국내에서 체류 연장 허가를 받을 때, 한국인 배우자가 '위장결혼 방지' 취지로 신원보증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할 것을 명시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표명했다.


이후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은 폐지됐지만, 결혼 이주 여성이 국적을 취득하기 전 한국에 체류하려면 혼인 관계 사실 등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신원 보증이 필요하다. 한국인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신원보증을 철회하면, 이주여성은 체류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가정폭력으로 이혼하고 싶지만, 체류자격 문제로 끔찍한 폭행 등을 참고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실제로 대구이주여성상담소에 따르면 재혼으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중국 출신 C 씨는 남편이 일도 하지 않고 의처증 증세까지 보여 이혼을 원했다.


하지만 국적을 취득한 것도 아니어서 이혼하게 되면 체류자격을 잃을까 봐 이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C 씨는 지속해서 각종 폭언·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는 이주여성들은 가정과 직장에서 상시적으로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강혜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공동대표는 결혼이주여성 인권에 대해서 "결혼이주여성의 체류권과 사회권은 한국인 배우자 자녀 가족에 종속되어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가정폭력을 비롯해 가정 내에서 인권침해나 착취를 당해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혼이주여성의 취약한 법적 지위로 인해 부부관계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안정적인 체류라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인권 보장은 요원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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