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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없었다면 DJ가 대통령 되었을까? [ 8 ]

매달릴 존재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는 어떤 절망에도 쉽게 굴하지 않는다. 이희호가 그랬다

김석주기자 | 기사입력 2019/09/1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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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뉴스 희망 연재

이희호 없었다면 DJ가 대통령 되었을까? [ 8 ]

 

         마지막 매달릴 데가 있어야 한다

 

 

            

▲  이희호여사가 아니었다면,IMF  당시 금모으기가 용이핮; 않았을 것이라거 말하는 사람은 많다.  쉽사리 해결될 것 같티 않던 IMF의 국난을 무사히 극복할 수 있었던 곳에 이 나라 여성들의 저력이 있다.

 

 

 

      물가 132배 인상     

 

 대한민국의 아내는 해결사다. 대한민국의 아내만큼 어려움 앞에 움추리지 않고 장애를 극복해 내는 아내는 이 세상 어디에고  없음을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20세기 말에, 벼르고 있었다는듯이 밀고 들어와 이 나라를 점령해버린 IMF는 남자 아닌 여자들이, 살림하는 아내들이 해결했다는 것이 필자의 확고한 신념이다.

김대중대통령 임기 초기에 터진 IMF 는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 단합을으로 극복했다.

여성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장롱속의 금부치까지 끄내드는 것을 보고 전세계가 놀랐다. 

결혼한 이 나라의 여성들이 해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IMF..이희호 같은 걸출한 여성지도자가 있는 나라이고, 그 여성지도자가 퍼스트레이디였기에, 이 나라 여성들의 ‘금모으기 결의’와  액션을 이끌어 내기가 크게 어렵지 않았다. . 

 무엇이 우리들 앞에 닥쳐 올 것인가 두려워만 했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도 그랬다. IMF라는 소문만 들었지, 그것이  초래할, 전쟁보다 더 견디기 힘든 가공할 위력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실감나게 얘기하면 이렇다. 

 멕시코가 IMF 치하에 들어갔을 때 어느 핸가는 물가가 1000%가 올랐다. 10배가 뛴 것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사태가 온다면.... 상상만 해도 혈압 높은 사람은 쓰러질 준비를 해야할 만한 사태를 우리도 겪었다.

 그래도 50대 중반 이상은 물가 10배 인상, 그러니까 물가 1,000% 인상에 대해 면역성을 지닌 세대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물가가 어느해 1000%가 아니라 13,200% 뛴 것을 체험했다. 132배라는 살인적이 아니라 살육적인 물가 폭등이 우리나라에 있었다. 

 1950년부터....그러니까 6.25 때의 일이다. 그래서 당시 이승만 정부는 화폐 개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밥 맛 안 나는 얘기를 여기서 하는 것은, IMF 같은 재앙이, 또는 개인적인 어떤 불행한 상황이 닥치드라도 대책 없이 겁 내지 말라는 뜻에서다. 즉 겁 보다는 대책 쪽으로 가자는 것이다.   

 전국민이 몽땅 함께 죽어야 할 만큼 지독한 전쟁과 물가 폭등 시대를 뛰어 넘은 세대들이 아직은 이 사회를 움직이는 중추세력이고, 인생 자체가 수십년 동안 IMF였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니까 그나마 버틸 힘은 좀 있으리라는 근거에서 나온 필자의 낙관론이 멋있게 명중하는 것을 보며, 필자는 이 나라 여성들의 뭉처진 결의와 힘에 감사했다. 

 또 인생이 IMF인 남편을 맞아 IMF보다 더 한 인생을 산 여성이 퍼스트레이디가 되어 있는 그 당시의 상황에서,  잘 하면 우리나라 여성 전체가 이희호를 하나의 표상으로 해서 견뎌나가는 지혜를 발명해 주기만을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 이희호는 IMF 와 결혼했다. DJ 는 인생 자체가 IMF 였던 사람...읺생 자체가 IMF 인 남자와 결혼해서, 자신의 인생까지  IMF 기 되었던 이희호의, 그러나후회하지 않는 인생....전두환이 군사구테타로 집권한 후, DJ와 이희호는 한국을 떠난다. 추방인지 망명인지 모를 길....그들이 탄 비행기는 탑승한 사람이 별로 없이 텅빈 이상한 비행기....

 

 

      잃어 버린 ‘나’ 찾기

    

 본격적으로 이 나라 여성들의 고생이 시작되고 있다는 예감에 사실 필자는 IMF가 시작될 때 가슴앓이도 함께 시작한 기억이 난다. 

 따지고 보면 고생이란 외출복이나 파티복을 작업복으로 갈아 입을 준비를 하는 시간에 불과하다. 

 지나고 나면 웃으며 이야기 할 수도 있다. 

 허지만 웃으며 이야기 할 시간이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온다고 해도 우리의 인생이 끝난 다음에 온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허겁지겁 도망 다니듯이 고난의 기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옆에서 보기 놀랄 정도로 아무렇지 않은 듯 보내는 사람도 있다.

 이희호는 후자에 속한다. DJ도 물론 후자에 속한다. 

 왜 이런 일이? 를, 사투리로 뇌깔였다 해서 화제가 되었던 DJ의 전임자때부터 시작된 경제정책의 실패 때문에 우리는 당시“도탄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었다. 

물론 그 도탄이 끝날 때까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지내는 방법도 있다. 

 ‘잃어버린 나’를 찾으면 된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것이 자기 지탱법이다.

 IMF 이후 아무것도 되지 않아 간판을 내리는 회사나 상점도 많고, 아예 목숨을 내리는 사람들조차 있었다. 지탱할 힘이 없으면 상점이나 목숨이나 끝을 내기는 마찬가지다.

 DJ는 71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이전부터 97년 대퉁령에 당선될 때까지가 IMF였다. 

 DJ는 남자였으니까, 당하는 장본인이었으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곁에서 더욱 조바심 나게 괴로움을 겪었던 이희호는 무엇으로 자기를 지탱했을까?

 이희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놀라고 있는 것은, 어떤 고통 앞에서도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이희호는 의연하게 그것을 맞아 드렸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그토록 의연하게 자기를 지탱하도록 했을까?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그 상황을 극복할 초인적인 힘이나 의지, 또는 그 버티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밤새우며 버티기

  

우선 자기가,  이희호가 되었다 생각하고, 완전히 이희호의 자리에 들어서서 눈 감고 상상해 보라.

 남편이 일본 도꾜 어디엔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느 날 납치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살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누군가가 기별을 해 올 때 어떻게 하겠는가?

 털썩 주저 앉아 대성통곡을 하겠는가? 아무개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그 인간이 시킨 짓이라고 군사정권의 누구를 원망하며 욕지거리라도 하겠는가?

 또는 멀쩡한 남편이 어느 해 5월에 착검한 총을 든 수십명의 군인들에게 붙잡혀 갔는데 살아 있는지 죽어 없는지 몇 달이 가도 아무 소식이 없을 때 어떻게 하겠는가? 몸부림을 치며 통곡을 할 것인가? 그렇다고 남편이 돌아 올 것인가?

 “못 견디게 괴로울 적마다 철야기도를 했습니다. 하느님께    피 토하는 심정으로 매달리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남편을 위해 그리고 떼거리로 한꺼번에, 또는 숨 쉴만 하면  찾아 오는 고통의 영접을 위해서라도, 그 때 할 수 있었던 일은 오직 기도하는 것 말고 무엇이 있을 것이냐는 뼈 아픈 술회는 울음이 터지지 않았더라도 통곡일 수 밖엔 없다. 

 DJ가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도, 그 이전에 동경에서 납치되어 행방이 묘연하다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기별에 접한 순간에도, 그녀는 털썩 무릎 꿇고 기도했다. 

 인간의 힘으로 안되는 일, 하느님의 힘으로 풀어 달라는 한 맺힌 기도였다. 

 그렇다. 

 밤새워 울며, 기도 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인간의 유한성에 부딪쳐 보아야 참된 기도 참된 종교를 알게 된다.  

 매달릴 모든 사람, 매달릴 모든 방법이 다 끝난 다음에, 매달릴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마지막으로 매달릴 데가 있어야 한다. 

 그것조차 없을 때 지탱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지고, 그 불가능이 현실로 나타나면 이번에는 지탱한다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경지에까지 들어가게 된다.

 

             익숙해진 절망, “내일은 맑음”

 

 과거를 돌아보기조차 힘들 정도로 지쳐 있을 때, 미래를 전망하기에는 너무 앞이 캄캄해서 전망 아닌 절망이라 해야 할 상황에서라도 이희호처럼 진심으로 매달릴 하느님이 있는 경우는 행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매달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행운을 바라고 종교를 택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종교는 그러나 행운을 부르는 러키 세븐이거나 네잎 클로버는 아니다. 

 종교는 다만 인간의 힘으로 안 되는 것을,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고 일체를 버리듯이 맡기는 것이다.  

 종교를 갖지 않았던 사람도 온갖 절망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자기 지탱을 위해서 하느님이나 부처님을 찾게 된다. 

 많은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서 종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잃어 버린 것이 마음에 상처로 남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종교를 찾는다.  

 사업에 실패하고, 부도를 내고, 회사와 사원을 그리고 사는 집을 비롯해서 전재산을 날린 Q 사장은 부도액수가 수백억대에 이른다. 

그러고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얼굴 표정도 부도 난 사람 치고는 편안한 축에 속한다. 어려서부터 열심히 절에 다니며 부처님을 찾아 온 덕분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하고 있다. 실패를 하고도 크게 부서지지 않은 사람의 대부분이 참된 신앙을 지니고 있다. 

 반대인 사람들은 하느님이고 부처님이고 있긴 뭐가 있느냐, 있다면 그동안 그렇게 믿어 오고 기도 해 온 나를 이렇게 버리기냐, 등의 원망이 가득하다. 10억 정도의 부도를 냈지만 집도 그냥 지니고 사는 L 사장이 그 케이스인데, Q 사장의 비참한 경우에 비하면 행운아라 싶지만 얼굴은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고 망가져 있다.

 L 사장이야 말로 자기 지탱법이 없는 대표적인 사람이라 하겠다. 

      

▲  힘들 때 찾던 하느님을 힘 든 거 끝나면 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DJ와 이희호는 어려움이 가신 뒤에도, 어려웠을 때보다 더 많이 기도.....그 축복으로 대통령이 되고 퍼스트레이디가 되었다고 주셤네선..  © 운영자



 

       “내일은 맑음”

 

  J 부장은 섬유업체의 영업부장. 30대 중반에 부장이었으니까 나이에 비해서 빠른 성공을 한 셈이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IMF  때, 권고사직 당할것 같은 예감이 온다.

 J 부장은 부인에게 터놓고 자신의 입장을 얘기했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부인은 난감했지만 남편의 얘기를 들은 1주일 후에 1주일 단식 기도를 다녀 왔다. 그 기도에서 어떤 계시를 받았는지, 남편과 함께 열심히 새벽 기도며 일요 미사에 거르는 법이 없이 참석하고 있다. 

 불안감이 두 사람의 가슴에서 제거되고 있다. 

 “내일은 맑음이라고 믿고 삽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해달라는 것이 제 기도의 전부입니다.”

 프렌차이즈사업을 시작한지 3년쯤 되는 A 사장과 그 부인은 같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답게 상호간에 이해가 빠르다. A 사장은 원래 직장인이었고 부인은 건강식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

 A사장의 경우는 또 어떤가? 우리나라의 경제가 아직 무너지기 전인 3년전 쯤 항상 다니던 산사(山寺)에 다녀 오던 A 사장이 부인에게 “나도 당신 일을 같이 할까?” 라고 입을 연 것이 인연이 되어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가부좌를 개고 앉아 참선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들은 여간해서 현실적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 이런 부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의 정권이 이 나라 경제를 IMF 이상으로 망쳐 놓치야 않겠지만, 실제적인 불황보다 심리적인 불황이 더욱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

 J부장이나 A사장이나 확실한 자기지탱법이 있기에 난파선처럼 흔들리는 시대임에도 “내일은 맑음”이라는 희망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시대이다. 흔들리는 시대에 살고 있을수록 착실한 자기 지탱법으로 흔들림 없는 마음자리를 찾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없다. 

 패배의 시대에는 스스로를 지탱하는 것이 유일한 성공일 수 있다.

이희호가 절대절명의 순간마다 하느님에게 매달리며 온갖 절망에 익숙해질 수 있었듯이. 그 시절의 이회호에게는 그렇게 매달리며 자기를 지탱하는 것만이 유일한 성공일 수 있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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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김재원(여원뉴스 수석칼럼니스트)의 저서 '이희호의 메이 아이 헬프 유?' 를 바탕으로, 저자 김재원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사는 매주 월요일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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