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날씨,여행

가을은, 떠나기 전에 왜 구절초를 그토록 챙기나?

구절초. 애잔한 꽃이다. 사진작가들이 유난히 좋아하고 시인들이 좋아하는 꽃. 떠나는 가을도...

박영자기자 | 기사입력 2019/11/04 [13:0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가을은, 떠나기 전에 왜 그토록 구절초를 챙기나?

어딜 가든 혼자 살기 외로와서,

키 작은 구절초, 어딜 가든 함께 모여서 선다. 

 

▲   머지 않아 가을도 끝나면, 찾아오는 발길도 끊긴다.  그래도 이 늦가을에, 구절초는 사람의 체취 속에서 다가올 이별을 생각하는지.....  © 운영자

 

[yeowonnews.com=박영자기자] 구절초...이름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뉴앙스가, 집단으로 몰려오는 가을. 구절초는 가을이 챙기는 꽃이다. 왜 그렇게 가을은, 떠나기 전에 구절초를 챙기는지, 그 문제를 깊이 파고 든 사람은 아직 없다. 

 

10월의 끝자락에, 사실은 가을도 떠나고 있는데, 너 갈테면 가라, 나? 나는 아니고 우리는 여기서...그렇지. 가을이 구절초를 챙긴다 해도, 구절초 때문에 못 떠나간 가을은 없다. 

 

▲    구절초는 가을을 연출한다. 구절초 밭에서 이루어지는 드라마 역시 사진작가들을 위해 구절초가 연출한 가을의  소나타....정읍 구절초 축제장에서....© 운영자

 

음력 9월 9일이면 아홉개의 마디가 생기고, 그 떼 이 풀을 채취하여야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하여 구절초(草)다. 구절초는 가을이면 마디마다 스토리가 맺어진다.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의 손 끝에서 구절초의 스토리는 사랑의 연출이 되기도 한다. 

 

사랑도 연출할 수 있고 사진도 연출할 수 있다. 그런데 구절초는, 특히 가을을 떠나려는 구절초는 연출이 잘 되지 않는다고 사진작가들은 말한다. 구절초는, 피사체 치고는 자꾸 스토리에 매달리려 해서.....그런데 사진은, 어느 작가에게 물어봐도 구절초의 애잔함을 모른척 하기는 힘들다고...

 

▲   하얀 구절초밭에 문득 눈에 뜨인 빨간색 러브 포인트와...빨갛게 익은 감...우연치 안은 구절초의 흰색과 콘트라스트 되는...거기에 그치지 않고  보라색 데코레이션 같은 이름 모를 식물들까지 이 콘트라스트를....  © 운영자


가을처름 하얗게 피는 구절초...누가 가을을 하얗다고 그랬는지, 구절초는 알고 있다. 그래서 구절초 밭에 가면 이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는 것일까?  

 

그 해 가을처럼 새하얀 구절초가 피었습니다

날개 고운 산새가 울고 간 그 자리

눈이 커 잘도 우는 그 아이처럼

산 너머 흰 구름만 보고 있는 꽃

올해도 그 자리에 새하얀 구절초가 피었습니다

날개 없어 별이 못된 눈물 같은 꽃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 노래 '구절초'를 부르며 울었다는 어느 사진작가는, 이 가을에도 울며 구절초를 촬영했다는 전설을 남길 것이다.

 

▲   키 크고 우람한 소나무 밑에 키 50센치미터의 구절초...기대고는 싶지만 압도되기는 싫은 구절초...  © 운영자

 

50센치의 미학(美學)이다. 키 큰 소나무 밑에 군락(群落)할 때면 더 더욱 꽁꽁 뭉친다.. 얕잡아 보이기 싫은 작은 생명들은, 크고 우람한 생명에 대한 이유 없는 외경(畏敬).

 

사람 사이에도 있고, 국가와 국가간에도 있는 외경...공경할 때 공경하면서도, 본심으로 두려워하는 외경...가진 것 없는 생명이, 큰 생명에게 느끼는....구절초와 소나무의 인연은 그러나 끈질겨서, 구절초는 어느 소나무 밑에서도 크기는 잘 큰다. 

 

▲     © 운영자

 

어쩌다가 연분홍빛 구절초도 핀다. 하얀색이 너무 많아 질릴 때 쯤 이런 색깔 구절초를 보았으면 하지만, 또 촬영했으면 하지만, 구절초는 가을이 하라는대로는 하지만, 사람이 하라는대로는 절대로 따라하지 않는....그래서 늦가을이면, 구절초보다 사람이 더 외롭다. 

(글. 사진. 박영자=여원뉴스 기자/사진작가)

(정읍시 산내면 마곡리. 정읍 구절초꽃 축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eowon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구절초,#미학,#공경,#소나무,#여원뉴스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