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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사건

프로듀스 X '국민 오디션'이라더니…대국민 사기극

모처럼 새롭고 발랄한 포맷으로 연예계에 새바람을 넣는가 했더니, 새바람 아니라 사기바람!!

김미혜기자 | 기사입력 2019/11/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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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듀X 순위 조작 혐의’ 방송사 PD 등 구속
경찰, 압수수색만 7번…제작진-연예기획사 유착 정황 확인
경찰 "순위 조작 공모…일부는 대가까지 주고 받아"

방심위 "사실이면 프로그램 중지·징계 등 조치…최대 3000만원 과징금"

 

[yeowonnews.com=김미혜기자] 모처럼 불기 시작한 신인등장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돼 버렸다. 연예계에 이런 비리도 있었느냐고 그 프로 애청자들은 침을 뱉기도 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날에서, TV를 시청하던 승객 중에 한사람이, 프로듀스팀에게 욕지거리를 하며 침 뱉는 장면이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투표수 조작 논란이 일어난 CJ ENM 계열사 Mnet의 <프로듀스X101> 담당 PD와 CP가 구속됐다. 5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안준영PD와 김용범CP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결과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봤다. 관련 피의자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은 기각했다.

 

▲ 5일 SBS<8뉴스> 보도 화면 (출처=SBS)     © 운영자

 

이들은 프로듀스X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가 합격시켰다는 혐의를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구속이 결정되던 당일에도 CJ ENM사옥과 연예기획사 1곳 등을 대상으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프로듀스X101>은 시청자들의 투표로 연습생 101명 중 11명을 뽑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시즌4에서는 문자투표 수가 14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참여도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지난 7월 네티즌 사이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종 득표수가 ‘7494.442’라는 특정 배수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국민투표만으로만 연습생을 데뷔시킨다는 취지로 진행됐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대국민 사기극’, ‘불공정 논란’ 등으로 번진 상태다.

 

▲ 한 네티즌이 지난 7월 19일 방송된 프듀X 최종회 참가 아이돌 1위부터 20위까지 받은 득표수가 모두 7494.442의 배수라며 인터넷에 올린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운영자

 

당초 시청자들이 제기한 ‘순위 조작’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들의 순위가 특별한 이유 없이 뒤바뀐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한 제작진과 연예기획사가 순위 조작을 공모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는 대가까지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나타난 엠넷 아이돌 프로그램 ‘프로듀스X 101’(이하 프듀X) 담당 PD 안모씨 등 제작진 3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은 ‘투표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법정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만 말했다. 경찰은 또 이날 CJ ENM 건물을 추가 압수수색 했다.


탈락 ‘팬’들의 음모론에서 조작 의혹으로 바꾼 숫자 ‘7494.442’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아이돌 연습생들 101명이 출연해 춤이나 노래, 공연 등으로 평가를 받아 최종 11명이 데뷔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생존과 탈락은 시청자 투표로 결정된다. 프듀X까지 총 4번의 시리즈가 제작될 만큼 CJ ENM 산하 엠넷의 대표적인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매 시즌마다 시청률 4~5%를 기록하는 등 인기도 높았다.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의 아이돌 그룹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9일 프듀X 최종회가 방영되면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데뷔가 유력했던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멤버가 데뷔 11명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처음엔 탈락한 연습생을 지지하는 팬들의 ‘음모론’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7494.442’라는 숫자가 등장하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데뷔가 결정된 11명의 멤버를 비롯해 1위부터 20위까지의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의 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1위를 차지한 김요한의 얻은 표는 133만4011표로 7494.442의 178배였고, 2위 김우석이 받은 130만4033표는 7494.442의 174배였다.

 

논란이 일자 프듀X 제작진은 최종회 방영 후 6일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했지만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무작위 선호도 투표인데 특정 배수가 나타난 이유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자 "대형 방송사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 "공개오디션에 조작이라니, 이 사회가 얼마나 공정하지 않은지 느낄 수 있었다" 등 시청자 항의가 빗발쳤다.

 

경찰, 7차례 압수수색 끝에 순위 조작 단서 포착…관계자 간 대가 주고받은 정황도

논란이 커지자 엠넷은 지난 7월 말, 자체적으로는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유료 문자 투표에 참여한 팬 260명도 이른바 ‘프로듀스X 101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CJ ENM 소속 제작진과 연습생들이 속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프로그램 취지 자체가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아이돌을 선발한다'는 것인데 투표에 대한 제작진의 부정 개입으로 시청자들을 기만했다는 이유였다.


수사에 나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달 28일까지 총 7차례 이상, CJ ENM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제작진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을 진행한 연습생들의 순위가 특별한 이유 없이 뒤바뀐 단서를 포착했다. 또 제작진과 연예기획사 사이에 순위 조작을 공모했고, 일부는 대가를 주고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이날 영장이 청구된 안 PD에게는 사기 혐의와 더불어 배임수재 혐의까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 거래는 아니지만 대가성으로 주고받은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관계자들의 계좌거래 등도 분석했고 관련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프듀X의 조작 정황이 밝혀지면서, 앞서 엠넷이 방영했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수사 대상이 됐다. 경찰은 현재 프로듀스101 3개 시리즈와 엠넷에서 2017년 방영된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등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듀스 시리즈 4개 모두 투표 조작 정황이 있는지 원본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했다"며 "영장 발부 여부와 관계 없이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 등을 토대로 수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프듀X의 투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방송법 제 100조 제 1항에 따라 ‘중한 제재조치’와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는 입  장이다. 방송법에 따르면 ‘중한 제재조치'는 해당 방송 프로그램의 정정이나 수정, 중지와 방송편성 책임자 징계 등을 가리킨다. 1000만~30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도 부과된다.

 

엠넷은 이날 안 PD 등의 영장실질심사에 관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가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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