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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뉴스 희망 연재

이희호 없었다면 DJ가 대통령 되었을까? [ 16 ]

어려운 사람, 힘들게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 잊지 말라. 배려하는 마음이 바로 리더십이기도 하니까

김석주기자 | 기사입력 2019/11/2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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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호 없었다면 DJ가 대통령 되었을까? [ 16 ]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라, 뜻밖의 소득 있다   

        대한민국 아내들이 이희호에게서 배워야 할 것들

 

           아무 것도 갖지 않은 사람의 진실된 행복

           우리의 몸은 마른 섶과 같고 성난 마음은 불과 같아

           서 남을 태우기 전에 먼저 제 몸을 태운다. 한 순간

           의 성난 마음은 능히 착한 마음까지를 태워버린다.누

           가 나를 괴롭히더라도 성난 마음을 보내진 말자. 

 

 

▲     © 운영자

 

 

        패밀리 에고이즘

 

“이웃집과 잘 지내고 못 지내고는 아내 할 탓이다” 라고 말하던  때가 그래도 좋았다. 지금은 이웃과의 교류가 아내 탓이 아니라 시대의 탓처럼 되어 버렸다. 

 우리 시대가 가지고 있는 고민 가운데 하나가 이웃이 없다고 하는 점이다. 

 이웃이 없으면 어렸을 적 친구가 없다. 어렸을 적 친구란, 어떤 것이든 없을 때 서로 나누어 주고  나누어 받는 인간관계를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남아 있는 아파트시대의 인간관계라는 것은 어떤가?  이해관계가 없으면, 서로간에 주고 받는 것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그런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인간관계도 아니다. 구태어 말하라면 단절된 인간관계--그것만이 남아 있다.

 이웃의 불행에 대해서 우리는 알지 못한다. 

 여간 뜨거운 마음을 지니지 않고서는 이웃의 불행에 다가가기도 어렵다. 불행을 마치 전염병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불행하거나 불운한 사람을 돕기는커녕, 자기에게 그 불행이나 불운이 전염될까 봐 아예 그 사람과 격리되기를 원한다. 

 지나가는 연약한 여성이 깡패에게 행패를 당해도 못 본 것으로 해야 한다. 10대 아이들이 50대 어른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입에 못담을 욕설을 퍼부어도 그런 꼴은 아예 보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다만 자기 가족의 안락과 평화 유지에도 힘이 든다고 말하는 것을 엄살이라고 밀어 부치기엔 시대 상황이 나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어쨌든 자기 가족만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이기주의. 그러니까 집단이기주의 보다 더 못할 수도 있는 패밀리 에고이즘(가족 이기주의)에 푹 빠져 있다. 

 

       불행한 자를 위한 만만디

 

 배려라는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미리 손을 쓰는 것이고, 혹시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그 가슴에 난 상처가 깊어지지 않도록 어루만짐을 의미한다. 

 그것은 당장 그 상처 난 가슴을 달래는 따뜻함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위한 사려 깊은 투자가 되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단순한 1회용 반찬고 쓰듯이 하는 사람들은, 하기 힘든 일이 배려이다. 

 금일주의자들은 항상 지금 당장만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다. 느긋하게, 아니 느긋하게는 아니더라도 앞날을 내다보며 사는 미래주의자들만이 그래도 상처 난 사람들들 위한 배려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아주 최근의 역사에서 중국이 취한 몇 가지 의미 있는 배려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나간 얘기이긴 하지만, 미래를 앞질러 내다보는, 중국의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 자리를 물러난 닉슨을 중국이 초청하여 국빈 대접을 한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이전에는 죽(竹)의 장막으로 불리우던 중국이 닉슨의 중국 방문으로 대나무 장벽이 거쳤다고까지 말한다. 

 중국은 또 라오스의 실각한 대통령 시아누크를 초청하여 몇 년간 중국에 머무르게 함으로서 사실상은 그를 보호한다. 

 또 부정부패와 관련 일본 수상 자리를 물러난 다케시다를 초청하여 수상과 같은 예우를 한다.

 이상에서 본 중국의 시아누크, 닉슨, 다케시다에 대한 배려는 불행해 처해 있는 정치 지도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형식으로 베풀어진 배려이며, 사실상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한 번 쯤은 돌아올 반대급부를 염두에 둔 중국식의 장기적인 포석으로도 보인다. 

 당장은 아니라도 좋다. 그러나 언젠가는......식의 만만디가 엿보이는 배려이다. 비록 정책적인 예측이 깔린 배려일지라도 받는 사람의 입장은 감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에 대한 여론 또한 나쁠리는 없다.   

 그런데 이희호의 배려에는 정책이고 예측이고를 따지지 않는, 글자 그대로의 순수한 배려일 뿐이었다.

 

▲  이희호는 영부인이 되기 오래전부터  여성인권운동에 선두에선 여성지도자였다 .  영부인을 방문한, 세계적인 인권운동가 미국의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청와대로 이희호를 방문한다  © 운영자


                    남의 눈으로 보지 말고 내 눈으로 보자

 

                               자기가 할 일을 찾아 낸 사람은 행복하다.할

                   일이 없어서 방황하는 사람은 우선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인생은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지

물질의 있고 없고와는 상관이 없다. 

 

 

       “이름 대지 마세요!”

       

 남편이 신경을 써 주어야 할 사람들에 대해서 남편이 그렇지 못 할 상황이 되었을 때, 이희호는 남편 대신 신경을 써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가족들이나 친척들은 물론이고 남편을 보좌하는 비서진들과 그 가족들의 문제까지도 때로는 떠맡아야 했다.

 힘들고 피로하고 매우 신경이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희호는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천성이 ‘누님’인 여자라서,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 없는 배려를 해야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그런 일들은 미리 계획되어 있거나 예정된 경우도 있고, 갑자기 들이닥치는 경우도 있었다. 

 동교동에 전화를 거는 사람은 자기의 이름을 밝히기 전에 이희호의 다급한 제지를 받아야 했다. 전화가 도청되어 있어서.  누가 전화를 걸면 이희호는 우선 대가 입을 열기 전에 다급하게 “이름은 말하지 마세요”하고 소리쳐야 했다. 

 전화 건 사람이 끌려가 시달림받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였다.

 실제로 도청되는 전화인 줄 모르고 걸었다가, 또는 전화를 걸어 가지고 위로의 말 몇 마디를 했을 뿐인데 그 죄로 끌려가서 손찌검에 혼찌검까지 난 사람도 있었다. 

 친했던 친구가 이희호 고생하며 산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만날 수 없어 안타까워 했다가 우연히 교회나 모임에서  이희호를 만나면 의례 하는 소리가 있었다. 

 “연락 좀 하고 자주 만나자.”

 그럴 때 이희호는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너한테 불편한 일 생길까 봐서 일부러 연락 안 하고 있다.” 

  어지간하면 어려움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누구든지 붙들고 호소하고 하소연하고 싶었을텐데, 오히려 이희호는 주변에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외로움도 공포도 홀로 자제하면서 사는 길을 택한다.

 

      사명 동업자

 

 어떻게 보면 바람 같은 시대였다.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바람의 시대를 살며, 우리는 때로 증오의 눈길로 때로는 절망의 눈길로 이 시대를 보며 언제 이 험한 바람의 시대가 끝날 것인가를 한탄했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우리는 묻고 묻고 또 물었다. 무엇을 우리에게 기대하기에 바람 잘 날이 없느냐고 묻고 있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누구의 눈도 아닌 나의 눈으로 똑똑히 보고 이 시대를 증언하고자 했다.

 그 때 DJ는 가장 혹독한 동지섯달 칼바람 속에 누더기도 없이 서있어야 했고, 이희호는 그의 동업자로서 서로의 아픔을 썽둥 잘라서 공유했다. 이희호는 DJ의 단순한 동업자가 아니라 DJ가 짊어지고자 했던 시대적 사명. 그 사명의 동업자였다. 

 그러니까 이희호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온갖 행동반경에는 DJ 의 사명동업자로서의 흔적이 들어난다. DJ를 보필하는 사람들의 배려에 대해서도 그렇다.

 오랫동안 동교동의 승용차를 몰던 기사가 DJ 망명에서 돌아 오기 불과 며칠 전에 숨진다. 

 아무도 돌 볼 사람이 없던 그 기사의 장례를, 그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이희호는 큰아들 홍일과 함께 치루고 기독교 공원 묘에 안장시켜 준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이희호와 홍일은 늦도록 떠나지 않고 묘지 일을 끝까지 챙긴다.

  숨진 운전기사를 위한 이희호의 기도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만 일어 나십시오,  어머니.”

 홍일의 권유로 그제서야 이희호는 일어선다. 절차가 끝난 밤 늦은 어둠 속을 이희호와 홍일은 귀가한다. 그 때 그들을 감시하는 기관원들의 미행은 그 곳 그 시간에까지 저주스럽게 따라붙고 있었다. 

 기사의 죽음에까지 미치는 이희호의 여러 가지 배려에 대해서 비서진들은 눈물 없이는 지금도 얘기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비서들이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이희호는 적은 돈이나마 쪼개서 그 가족들에게 월급조로 지급해서 비서진과 가족들을 울게 했다. 

 

▲  DJ에 대힌 이희호의 사랑과 존경과 봉사의 마음은 거의 희생적이었다. 그래서일까, DJ 는 지략이 뛰어나면서도 ㅁ 맹수 같은 정치가였지만, 이희호 앞에 서면 지극히 서민적인 남편의 프로필을 보여주기도... © 운영자

 

 

              과거에 매달리느니 미래에 매달리라

                  마음 속에 꽃이 피지 않거든 마음 밖에라도

                 꽃을 심어라. 그 꽃들이 뿌리를 뻗어 마음 

                 속까지 밝혀 줄 것이다. 행복하고 싶거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라.

 

 성공하면 불효자  

         

  주변 사람들, 특히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거나 힘이 없어서 별 볼 일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말이 쉽지 막상 부닥치면,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심지어 부모 자식간의 관계 조차가 그렇다.  자식을 낳으면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긍정적인 예언으로 충만된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서, 몸과 마음 모두를 자식을 위해 쏟는다. 

 그래서 부모의 긍정적인 예언과 함게 자란 자식들은 남보다 초라하지 않은 위치에서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성공한다. 

 성공하면 불효자가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남편보다 아내들이 신경 써야 하는 문제다.

 성공한 한국의 남자들은 모두가 불효자다. 성공하면 시간적으로 바쁘니까 부모를 찾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시간 나면 효도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은 실패한 다음에 많이 남아 돌아가기도 하고, 시간이 넉넉히 생기고 보니 부모는 이미 세상에 안 계신 뒤라 그 때야 가슴 찢어지는 불효를 후회한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이 효도를 좀 하기 위해선 그 아내가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그것이 성공한 사람의 아내가 해야 할 남편의 대역(代役) 가운데서도 큰 대역이다. 

 7남매 집의 맞며느리로 들어간 G 여사는 그 많은 형제의 대소사를 잘 챙겨 시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경사스러운 일에는 돈으로 챙기고, 그 대신 어려운 일에는 돈으로 챙기는 것 외에 직접 찾아가 같이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짐으로 해서 대가집 맞며느리 역할을 톡톡이 했다.

 재벌인 시아버지는 그래서 아들보다 며느리를 상대로 사업 문제까지 상의하는 지경이 되었다.   

 

   

          부수입

 

 남편과 남편 주변 사람들에게 무관심하지 말자. 남편이 바쁜 일정에 시달리고 있다면 남편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아내 몫이다.

 특히 남편이 남다르게 무언가 이룩하는 것을 보고 싶거든 남편 주변을 구석구석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뜻밖의 소득도 있다. 모든 아내들이 전전긍긍해 마지 않는 남편의 사생활과 궁금한 스케줄 등이 손아귀에, 완전하게 장악되는 부수입이 그거다. 

 남편 주변에 불행한 사람이 있거든 더욱 착실히 챙겨야 한다. 그 불행한 사람의 가슴에 감동을 심어주면 언젠가 그 감동이 나에게, 그리고 남편에게 올 것이다. 

   피혁 공장을 하는 남편의 사업이 하도 안되어 일손 하나라도 거들겸 회사에 출근한 사장 부인 N여사는 살기 어려운 사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사원들의 사기도 올릴 겸 같은 달 생일 가진 사람들을 뫃아 한   달에 한 번씩 생일잔치를 합동으로 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사원 한 사람, 한 사람 면담까지 했다.

 지방이 고향인 여직원의 맞선에는 어머니 역할도 했다. 사원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들고 N여사를 찾아 오는 일이 늘어났다.

 밤이건 낮이건, 잠들어 있을 시간에도 느닷없이 오는 사원들을 한 번도 마다 않고 일일이 따뜻한 배려를 베풀었다.  

 덕분에 N 여사는 별명이 상담소장님이었고 어머니였고 장모님이기도 했다. N 여사가 공장에 나타난지 3년이 지났을 때 공장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1년에 300%에서 500% 성장은 보통이었다. 

 외롭고 힘든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서슴치 말고 배려하라. 시댁 식구, 남편의 친척이나 친구 가운데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이 생기거든 “나도 죽을 판인데 배려는 무슨....” 하지 말고 작은 성의나마 배려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작은 배려가 사실은 미래를 형성하고 있음을 우리는 이희호에게서도 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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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김재원(여원뉴스 수석칼럼니스트)의 저서  '이희호의 메이 아이 헬프 유?' 를 바탕으로, 저자 김재원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사는 매주 월요일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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