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 굿뉴스

우한교민 버스 세번 운전 경찰관 "허락한 아내를 존경한다"

대한민국엔 이런 아내가 부지기수다. 그런 아내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건, 정부 책임이다

윤정은기자 | 기사입력 2020/02/12 [22:2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우한교민 버스 세번 운전 경찰관 "허락한 아내를 존경한다"

 7년간 공부해 들어간 경찰학교서 본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문구에 감동

격리 생활하며 아이들과 영상통화…집 찾아가 창밖으로 '눈물의 인사'

 

[yeowonnews.com=윤정은기자]  "아이들이 있는데도 허락한 아내가 정말 존경스러워요. 서장님이나 청장님이 지시해도 아내가 허락해주지 않으면 못 했을 거예요."

 

서울 금천경찰서 형사과 소속 최용훈(39) 경장은 12일 오전 본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는 정부의 3차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우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을 김포공항에서 격리시설인 경기도 이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으로 이송했다. 최 경장 등 21명이 운전하는 경찰버스가 147명을 나눠 태웠다.

 

"내 남편이 위험한 바이러스가 우글거리는 사지로 간다고 했다면 난 울고 불고 가지 말라고 했을텐데. 남편을 위로하고 존중했다니 대단한 아내가 맞네요.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더니 이번 신종코로나사태를 겪으며 진한 인류애를 보이는 참된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것 같아요. 그 와중에 몇푼 챙기려고 마스크 독점하는 얌채도 있긴 하지만요 " 종로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씨는 웃으며 "아이가 셋씩이나 있다면서 대단한 용기 맞아요" 라고 응원했다.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 등을 태운 버스가 12일 오전 임시 생활 시설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시 국방어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운영자

 

앞서 지난달 말 1·2차 전세기가 왔을 때 교민들을 격리시설로 이송했던 경찰관 36명 가운데 이날도 운전 업무를 맡은 경찰관은 최 경장을 포함해 5명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최 경장은 인터뷰에서 "20대에 따놓은 1종 대형 운전면허를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웃었다. 그는 "1차 전세기가 오기 전 버스를 운전할 경찰관을 모집할 때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지금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잘 아는 계장님이 교민 이송을 제안했을 때 적잖이 망설였다"고 돌아봤다.

 

그가 선뜻 나설 수 없었던 것은 세 자녀가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자신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 1∼3차 우한 교민 버스 운전한 최용훈 경장 [최용훈 경장 제공]     © 운영자

 

이런 그에게 결단을 내리게 한 것은 순경 후보생으로 입교한 중앙경찰학교에서 본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라는 짧은 문구였다.

 

최 경장은 "7년 만에 경찰 시험에 합격해 들어간 중앙경찰학교에서 본 이 문구에 전율을 느꼈다"며 "아내에게 이 문구를 얘기하면서 국가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주부로서 2015년생 딸, 2017년생 아들, 2019년생 딸 양육을 전담하는 아내는 예상 밖으로 남편의 이런 의지를 존중해줬다고 한다.

 

이 문구는 최 경장이 3차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교민 이송에 발 벗고 나서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최 경장은 지난달 말 1·2차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교민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송했다.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등을 착용했지만,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지금까지 경기도의 한 임시 숙소에서 묵고 있다. 형사로서 업무도 보지 못하고, 집에도 가지 못하는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최 경장은 숙소에서 아이들과 영상 통화를 하다가 너무 보고 싶어 경기도 부천의 집으로 두 차례 직접 찾아갔다. 감염 우려로 인해 집에 들어갈 수는 없어 아내와 아이들에게 2층 베란다로 나오게 한 뒤 '눈물의 인사'를 했다고 한다.

 

이날 3차 운송 업무로 당분간 더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최 경장은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해 가정도 돌보고 형사로서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며 웃었다. 

 

윤정은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eowon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우한폐렴#전세기입국#이송#격리#감염#위험#여원뉴스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