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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춘애..60에 빨간 선글라스, 1인다역에, 아직도 튀고 싶은 그녀

방송 40년을, 튀는 아이콘으로 살았다. 우리 시대 드문 워킹맘으로 정년퇴임하는 날까지 방송을!!

여원뉴스 인터뷰 | 기사입력 2020/05/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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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뉴스 인터뷰] ‘우먼 그레이’의 저자 변춘애

   60에 빨간 선글라스, 1인다역에, 아직도 튀고 싶은 그녀 

  이 나라 모든 GREY세대 여성에게 던지는 충동질

 

[yeowonnews.com=김재원기자] 여자 나이를 묻지 말라고 했다. 그런 걸 물으면 마치 젠틀맨십에 어긋나는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내용으로 된 에티켓 사전도 있다. 더구나 40이 넘으면 ‘얼굴에 책임 지라’는 링컨의 말을 이용 ‘여자 나이 관련 협박’으로 써먹는 사람도 있다. 그런 세속적인 ‘여성편견’에 대해 엿먹어라는 듯이, 60에 빨간 선글라스에 상하의 가리지 않고 컬러플하게 하고 다니는 멋진 방송인 변춘애. 그는 아마 ‘변춘애여사’라고 불러주기보다 그냥 ‘변춘애씨’ 또는 ‘춘애’하고 부르면 더 좋아할만큼 젊다. 그가 책을 냈다. ‘WOMAN GREY’ 표지에 크게 인쇄된 책 제목도 영어로 했다. ‘우먼 그레이’라는 한글 제목은, 작은 글씨로 돼 있어 ‘WOMAN GREY’가 원제목이고 ‘우먼 그레이’는 부제목이냐는 개그가 나올만도 하다. 그는 왜 그럴까? 왜 나이와 상관 없이,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돋보이는 것이라면, 사양 없이, 주저 없이 차리고 다니는 것일까?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그의 매력이고, 그가 이 나라 모든 GREY세대에게 던지는 충동질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를 만났다. 

 

▲     © 운영자



--60대 나이에, 30대처럼 산다는 거 보통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언제부터 자신을 젊게 연출?

사실 30대처럼 산다는 것은 약간 과장이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주눅 들어서 못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남들이 뭐라건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고 연출한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젊게 연출’이지만 그냥 ‘나대로’ ‘내 식’으로  개성을 표출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 아닌지...

--지금도 젊지만, 젊어서는 어땠나?

어렸을 때는 사실 패션에 관심도 없고 여건도 안되었다. 아나운서로, 예를 들어 가요프로그램 공개방송 같은 프로를 맡았을 때는, 저절로 패션에 신경 썼다. 나이들어도 남들이랑 비슷해지기는 싫다, 스타일리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내게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꼰대로 살지 않겠다, 고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꼰대스러움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다.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일반적인 이야기들을 웬만하면 안하려고 노력한다. 그냥 같이 동감하며 살려고 한다. 

--정년 퇴직하는 날까지 방송했다는 거 사실인가? 마지막 방송, 울지 않았나? 

마지막 날까지 ‘웰빙다이어리’라는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제작 진행하고 있었다. 퇴임식을 아침 예배시간에 하고 오전 11시에 하는 방송까지 끝냈다. 나는 감정이 약간 나중에 터지는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그날은 안 울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서 다시 생각하니까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그의 방송 경력은 38년. 프리랜서로는 ‘이산가족 찾기’방송의 이지연 아나운서가 아직도 방송을 계속 중이지만, 직장인으로는 여성 가운데 그가 가장 오래 방송한 기록의 소유자다. “하늘의 뜻이기에 오래 사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나이 들어도 자신이 별로 변한 게 없이 그냥 이어지더라”는 것이 그의 주장. 특히 ‘몇살이 되면 뭐를 어떻게 하라는 등’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퇴직은 했지만, 모든 일에서의 은퇴라기 보다는 그냥 현역으로 일하면서 살겠다는 뜻이 강하다. 그러니까 자신이 가진 탈랜트를 베풀고 나누면서 살겠다는 뜻인데.....

 

▲ 지금도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WOMAN GREy 의 저자 변춘애     © 운영자


--일에 진저리 나 본 적은 없는가?

사실 방송은 하고 있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때려 치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새벽에 뉴스하러 가야 하는데 도우미 아주머니가 늦으면 정말 발을 동동 구를만큼 힘들기도 했다. 휴일에 쉬지 못하는 건 보통이고...가족들과의 시간도 부족하다.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 경우도 없진 않다. 그러나 내 방송 듣고 힘 내고 위로받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싹 없어지기도 하고... 

--빨간 안경, 단발머리, 화려해 보이는 옷차림은 언제부터?

사실 외모에 자신이 별로 없고 그런 열등감이 나를 오히려 어떻게 브랜딩 할까 생각하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안경을 썼다. 방송사 취업을 앞두고 콘택트 렌즈를 썼는데, 둘째를 낳고는 눈에 이상이 오면서 다시 안경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안경을 몇 번 바꾸다가, 차라리 안경으로 내 개성을 특화 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것이 빨간안경이다.

--노랑머리는?

노랑머리는 흰머리가 조금씩 날때 새치 염색보다는 까만 머리를 옅은 갈색으로 염색하다가 그렇게 되었다. 단발머리는, 윤시내가 하는 퍼머도 해보고 하다가, 내 얼굴에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단발머리로 정착되었다.   

--워킹맘이라, 만삭, 출산 직후에도 출근하는 얘기가 ‘WOMAN GREY’에 언급돼 있다. 극성스럽단 소리 들으면서까지... 

선배님들 중 3분이 임신하고 그만 둔 일도 있지만, 임신을 해도 출산 며칠전까지 일해야 했다. 첫째 낳고 한 달도 못 쉬었다. 육아휴직 등 휴직은 생각도 못했고 오히려 쉬는게 눈치가 보여서 출산 전날까지 일하기는 부지기수. 딸이 어렸을 때... 남편도 시어머님도 안계셔서 회사에 데리고 나와서 같이 생방송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치기도 했다....

 

변춘애는 50대가 되면서 수영을 시작했다. 아이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몸은 편해 졌는데도 건강 상태는, 소위 갱년기 증상으로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3보 이상이면 승차’를 외치던 체질인데 걷기 시작했다. 3키로 정도 되는 집 뒤의 공원을 산책...그러나 걷는 것은 날씨의 영향도 받고 해서 선택한 것이 새벽수영. CBS와 가까운 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수영하고 출근하기 시작. 벌써 10년이 넘는다. 그래도 자기가 가장 잘한 것이 50대에 라도 운동을 시작한 것이라는 자랑이다. 

 

▲ 변춘애의 방송에 가끔 출연도 했고, 재밌는 얘기도 주고 받는  개그맨 전유성이,  'WOMAN GREY ' 를 기증 받고 기념사진을    © 운영자

--40년 경력 가운데 가장 내세우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1994년에 한국방송대상 여자 아나운서상, 2007년에는 ‘웰빙다이어리’라는 프로그램으로 정보프로그램 상을 받은 정도. 프로 진행자인 아나운서로도, 또 피디로도 인정받은 것 같아서 가장 뿌듯했다. 

--40년 경력 가운데 가장 후회되는 것은?

아나운서로 피디로 방송위원으로 방송 위주로만 살았다. 그러다 보니 현업 시절에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문적 깊이를 쌓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나는  공부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년 퇴직후 고려대학교 로스쿨 최고위과정에 입학해서 다녀보니, 그게 아니고 내가 공부 체질이란 걸 발견했다. (같이 웃음) 맨 앞줄에 앉아서 공부했고 개근도 했다. 우수상도 받았다. 직장 다니면서 석사라도 따 놨었으면 좋았을텐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다.

--40년 경력의 정년퇴직, 자랑할만 한가?

정년퇴직을 하려고 방송국에 남은 것이라기 보다는 방송을 그냥 재미있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서... 그래도 직장에서 특히 여성으로 정년 퇴직까지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감사할 일이다. 요즘은 더욱 한 직장에서 그렇게 오래 동안 있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라... 

--오랜 직장생활로 자녀에게 미안감은 어떤가? 

1녀 1남으로 딸과 아들 둘 다 아리조나 주립대학(UOA)을 나왔다. 딸은 지금 귀국해서 종근당에 재직 중이고, 아들은 아리조나 주립대학 약대 졸업 후, 샌디에이고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실례의 얘기지만, 시간에 쫓기며 일하는 엄마 치고는, 자녀들을 아주 잘 키운 것 같다.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고, 늘 미흡감이 앞섰다. 특히 아이들이 초등학교2학년 5년때, 광주로 발령이 나서 혼자 내려갔다. 남편이 아이들도 살림도 다 맡아 주었다. 휴대폰도 별로 없던 시절 아이가 아프다고 전화가 오면 달려가고 싶어도 못가고 혼자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애들 얘기했으니, 애들 아빠 얘기도 좀....

남편은 우리나라 개그작가 1호 오진근씨다. 그 당시 TV 구성 작가로 꽤 많은 프로를 맡고 있었는데...내 대신 해야 할 집안 일이 많고 해서... TV 일은 접고 라디오 구성작가만 하게 됐다. 남편에게 항상 감사하고 미안하다. 

--평소엔 ‘튀는 여자’가 분명한데 남편 얘기할 땐 평범녀가 된다?

(같이 웃음)

 --아나듀서..아나운서 플러스 프로듀서..말하자면 겸직 방송인인데, 겸직 수당도 받았는지...

그런 건 전혀...... 

 

▲   책 날개에 나와 있는 변춘애의 발언도 사뭇 감각적이고 튀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 운영자

--요즘 애들 결혼 안 하는 거 어떻게 보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자라던 시대는, 자녀들이 3-4명 정도였고 못사는 시대였고, 집안에 자신의 공간도 없다 보니 독립해서 자신의 공간을 가지고 가정을 이루고 싶은 열망도 있었으리라 본다. 또 적령기가 되면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도 있었다. 지금은 자녀가 하나거나 둘 인데, 자신의 공간도 있고, 집에서 공주처럼 왕자처럼 키운다, 그런데 결혼하면 집도 구하기 어렵고, 여자들은 직장맘으로 살기가 만만치 않고 그러니까 결혼 생각 안 하는 것 같은데...개인의 선택이긴 하지만 안타깝다. 

--우리나라 기업들, 여성사원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

물론 70년대 80년대 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막상 지금 후배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을 보면 아직도 많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는 것같다.

--워킹맘에게, 남편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남편의 가사노동 협조는?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아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이었다. 또 결혼 전에는 거의 집안일을 안하고 있다가, 진짜 서툴게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남편에게 감사한다. 광주에 발령났을 때도 남편 덕분에 가능했다. 워킹맘에겐 남편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심리상담사 1급, 스피치지도자 1급 자격증 취득에, 1:1 보이스 코칭, 서울시민 힐링 프로젝트 ‘엄마가 필요해’의 리더 치유 활동가,등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 딱 한 가지만 하라면...

그동안 사실 시(詩)도 배우고 쓰고 지난 해에는 지하철 안전문 시 공모전에서 입상을 해서 신대방역이랑 동대문 문화역사 공원역 등에 제 시가 게시되어 있다. 이번에 책도 내고 했지만, 하나만 선택하라면 방송을 하고 싶다. 앞으로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서 방송을 하면서 보이스 코칭도 하고 싶다. 

--그렇다면, 딱 한가지가 아니고 계속 여러 가지다.(같이 웃음). 직장인, 그리고 전문인으로선 점수가 높아 보인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점수는?

점수는 남편이나 아이들이 매겨줘야 할 것이지만 한 75점 정도?

--그렇게 많이?

(같이 웃음)

--노추라는 말이 있다. 노인이 사랑스러워질 수 있는가? 

나이 들면 주름 생기고  얼굴도 변한다. 중력의 법칙에 의해 입도 처지고 하면 심술 맞거나 삐친 것 같은 얼굴이 되기 쉽다. 그래서 더욱 많이 미소 짓는 연습을 하려고 애쓴다. 

--후배나 자녀들에게 잔소리, 또는 훈계도 많이 하는 편인가?

젋은이들을 지지해주고 지켜 봐 주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살려고 애쓴다. 나이 더 들어서도 로맨스 소설을 쓰는 여성으로 살고 싶다.

--노란 단발머리, 빨간 미니스커트, 가죽 롱부츠가 트레이드마크다. 언제부터? 왜 그러고 다니느냐 소리 들은 적도 있는가? 

처음부터 주욱 그런것이 아니라 어쩌다 그런 것이 후배에게 충격적으로 기억됐나 보다. 한창 젊었을 때 튀고 싶었을 때였다. 보수적인 기독교방송에서 청바지 입고 출근했다가 사목에게 지적받은 적도 있다. 스타킹도 빨강 핫핑크 보라색을 신고 튀기도 했는데 이젠 다 졸업했다. 

--젊잖아졌다는 소리로 들린다. 

그렇기도 하다. 그래도 그냥 빨간 안경, 단발머리에 나 자신만의 유니크 함은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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