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 못참겠다

'폐경기 여성 자궁은 마른 오징어 같다?' 방통대 성교육 엉망

성교육을 농담으로 아는 성교육강사는, 수강생들의 성의식을 망쳐 놓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윤정은기자 | 기사입력 2020/05/16 [09:3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방통대 성교육 '자궁'...'마른 오징어' '막 잡은 오징어'?

명색이 성교육 전문가가...성인지 감수성 수준 바닥

 

[yeowonnews.com=윤정은기자] 한국방송통신대 청소년교육과 수업에서 현직 산부인과 남성 의사가 여성의 생식기를 오징어에 비유했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관련 내용을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의사는 수업 교재인 ‘청소년 성교육과 성상담’을 공저한 ‘성교육 전문가’였음에도 여성 성기를 묘사하며 혐오 표현을 사용했다.

 

수업게시판 등에서는 수강생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재학생 ㄱ씨는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나의 몸이 오징어에 비유되는 것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 “이 언사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썼다.

 

한국방송통신대(방통대) 재학생의 설명과 수업 게시판 등을 종합하면 현직 산부인과 의사 정모씨는 ‘청소년성교육과 성상담’이란 과목의 ‘생물학적인 성’이란 수업을 한 차례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령대에 따른 여성 성기 특징을 설명하려 했다.

 

▲ 출처 | 픽사베이     © 운영자

 

경향신문에 의하면 그는 폐경기·가임기 여성 자궁경부의 사진을 보여주고 그 차이점을 ‘막 잡아올린 오징어’ ‘마른 오징어’에 비유했다. 재학생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의사는 “가임기 여성은 이렇게 부들부들 하잖아요. 두껍고. (폐경기 여성의 자궁경부를 보여주면서) 마치 마른 오징어, (가임기 여성의 자궁 경부를 보여주면서) 막 잡아 올린 오징어의 그 부드러운 정도”라고 말했다.

 

이 의사는 이러한 비유 도중에 “방송에서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나중에 잘 편집을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수업의 담당 교수인 하모씨는 이 대목을 편집하지 않고 고스란히 수업 영상으로 올렸다. 

 

학생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하 교수는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 문제의 발언 부분을 편집 조치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자궁경부암의 조기 발견과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설명에 무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명색이 성교육 전문가의 성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알아볼 일이다. 이런 사람 강의 시키지 말고, 바로 성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 고 다수의 학생들이 공통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성 성기를 오징어에 빗대는 묘사가 방통대 온라인 수업에 등장했다는 것은 ‘성교육 전문가’들의 성인지 감수성마저 떨어지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초등성평등연구회의 이신애 교사는 “오징어란 단어가 여성 성기를 비하하기 위해 쓰여온 맥락이 있는데, 그저 그 발언을 삭제하고 끝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사과를 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강생 ㄴ씨는 “학생들의 항의로 멘트가 편집됐지만 전문가와 교수진의 성 감수성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또 1시간17분 가량의 수업 시간 가운데 여성 생식기 설명·묘사는 40분에 이르렀던 반면 남성 생식기에 대해선 6분 가량 할애돼 이 대목을 지적하는 비판도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또한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은 반드시 자궁경부암 검사를, 좀 창피해도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라’는 설명의 “좀 창피해도” 표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재학생은 게시판을 통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는 것이 왜 창피한 일인지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사회적 시선 때문에 산부인과에 가지 않고 참는 여성과 여성청소년들이 많다, 저 또한 어릴 적 같은 경험이 있었다. 그런 고충을 모를 리가 없는 산분인과 전문의가 저런 말을 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수업 시간에 4세 여아의 외음부 사진이 나온 점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재학생 ㄷ씨는 게시판에서 “그림으로도 충분히 교육할 수 있는 내용인데 성기 실사까지 다 노출시키는 것, 그것도 4살 유아의 성기를 교재로 사용하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며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4살 유아는 보호의 대상이지 성교육용 성기 모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재학생은 “온라인에 업로드된 파일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캡처돼 유포돼도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상담자를 양성하는 과에서 성의 문제를 마치 흥밋거리 보듯 자극적으로 다루는 것에 심각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담당교수는 이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 했다.

 

윤정은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eowon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방통대#성교육수업#오징어#비판#여원뉴스 관련기사목록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