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조선의 퀸 메이커, 궁궐의 향방 나인들 이야기 '오얏꽃 향기,'

자신을 죽이고, 왕과 왕비 등 지엄한 상전들의 인생을 위해서만 존재했던 여인들의 향기나는 인생은.....

김미혜기자 | 기사입력 2021/02/19 [23:4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임금과 왕비의 얼굴을 만지는, 그러나 숨어살던 여인들

정 숙 장편소설 '오얏꽃 향기' ..자료조사만 5년 

 

[yeowonnews.com=김미혜기자] 오얏꽃 향기는 5년 동안 자료조사를 하면서 차근차근 써 내려간 작품이다. 역사 소설이다 보니 모든 것이 정확해야 했고,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역사를 좋아하고 궁금한 것은 꼭 찾아보는 성격이다. 구파발 이말산에 김상궁의 묘가 있다는 기사를 보다가, 호기심이 생겨 조사를 시작한 것이 이 소설의 시발점이다.

 

▲     © 운영자

 

구파발, 이말산, 상궁, 죽음, 왜 이말산이지? 자료조사를 하면서 이말산 부근에 ‘궁말’ 있었다는 정보를 얻었다.궁말은 노쇠한 상궁들이 여생을 보내는 곳이었다. 궁말 근처 이말산은 병약한 상궁들이 언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약초가 지천이었다.

 

궁말에 약초에 능통한 상궁이 계셨을 것이다~!에서 시작하며 약초와 이말산 상궁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소설을 쓰면서 이말산을 4번 찾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찾아가서 주인공 미령과 자두가 이말산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그녀들이 왜 이말산을 떠나 한양으로 가야했는지, 어떤 노선으로 이말산을 떠나 연신내, 불광골, 녹번이 고개를 넘어 떠났는지 하나씩 가늠해보았다. 그리고 그녀들의 마음을 읽어보고 싶었다.

 

약초, 상궁, 나인, 내의원, 제용감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하여  조선왕조실록과 한국고전번역원 안에 있는 자료를 찾던 중 귀중한 정보를 얻었다. 

 

조선시대 태종 시대부터 궁궐에 ‘향방 나인’라는 직책이 있다는 자료를 찾았다.『경국대전』에 의하면 1409년(태종 9)에 설립한 상의원 하부구조 ‘제용감’ 안에 궁궐 안에서 사용하는 향과 분(粉)을 제조하는 4명의 분장(粉匠)이 있다는 기록이 최초로 나온다. 

 

그동안 이들은 왜 조명되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조선왕조 5백 년 동안 궁궐 어디에선가 최선을 다하여 궁궐 내명부를 위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봉사했던 사람들, 주어진 일에만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조선 향 문화’에 소중한 씨앗을 심은 사람들,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 왕실의 얼굴을 책임졌던 사람들, 이름만으로 자랑스러웠던 그녀들. '조선의 향방나인'.

 

임금의 용안과 왕비의 얼굴을 만지는 향방나인은 왕실의 최측근이자, 궁궐 내 1급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조선의 비선실세들이었다. 궁에서 쓸 단장수를 만들고, 그들의 피부를 매만졌으며, 그들의 표정과 인상관리, 하물며 관상까지 바꾸는 기술을 지녔다. 대외적으로 그렇게 완벽한 치장해주는 궁궐의 ‘숨은 손’.

 

왕실 내부와 은밀하면서도 사적인 대화를 가장 많이 하는 참모들, 그녀들의 손끝에서 왕실의 얼굴이 만들어졌다. 바로 조선의 퀸 메이커, 궁궐의 ’향방 나인’들이다. 실제 궁궐 내명부에는 왕, 왕비, 후궁 공주의 단장을 담당하는 관직이 3개 있었고, 분구와 단장을 담당하는 전문기구와 향방나인도 직급이 있으며 하는 일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 

 

1) 보염서(補艶署)

궁궐에는 단장품을 배급, 장려하는 ‘보염서’가 있었다. 조선왕조실록. 중종1년 9월 2일 기록에 의하면  “~~호화고(護花庫)를 두어 음식을 공급하고, 보염서(補艶署)를 두어 의복과 소장(梳粧)을 공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소장이란, 단장품을 말한다. 이곳은 왕가의 여인들뿐만 아니라 관기가 사용하는 분구도 함께 생산한 곳이다. 

 

2) 제용감(濟用監)

왕실에서 쓰는 각종 직물, 인삼의 진상과, 국왕이 하사하는 의복의 염색, 궁궐의 분장(단장품)과 식품을 관장한 관청이다. 이곳에서 향방나인들은 궁궐에서 쓸 향과 향낭, 향을 이용한 단장품을 만들었다.

 

3) 향장(香匠)

인조실록 7년 6월 10일 기록에 “내약방(內藥房)의 탕약 사령(湯藥使令)은 서원(書員), 고지기(庫直), 주방(酒房), 향장의 직임으로 분정(分定) 분리하여 결정하고~‘ 라는 글이 나온다. 내약방(內藥房) 소속으로 궁궐 안에서 향을 만드는 직책이다. 

 

4) 향방나인 상복(尙服)

내명부의 정5품 관직이다. 상복은 궁중의 복식이나 얼굴 치장, 머리치장을 총괄하여 담당했다. 

 

5) 향방나인 사의(司衣)

내명부 정7품 궁관(宮官)..이다. 상복의 하위 계급으로 상복을 도와서 궁궐 사람들의

의복과 머리에 꽂는 장식품 등을 관장하고 분구를 다루면서 이를 가지고 치장했다.

 

6) 향방나인 전식(典飾)

내명부(內命婦) 정8품 궁관(宮官). 전식(典飾)은 왕 혹은 왕비의 얼굴을 씻기고 머리를 

치장하여 주는 임무를 담당하였다. 전식의 직무는 고목(膏沐)과 건즐(巾櫛)을 담당하

는 것이었다. 고목이란 머리를 감기고, 분과 연지를 바르는 등의 치장을 의미하며, 

건즐은 수건과 빗을 가지고 얼굴을 씻고 머리를 빗어 꾸미는 일을 말한다. 

 

자료조사를 병행하면서 소설이 출발했다. 기존 사극과 다르게 쓰고 싶었다. 

이야기의 얼개를 만들면서 몇 가지는 꼭 집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 여성 중심의 이야기

기존 사극에서 여성은 궁중 암투에 매몰되거나 멜로의 상대역으로 다뤄지곤 했다. 

‘오얏꽃 향기’는 자기 생의 중심을 찾아 독립적으로 서고자 하는 ‘인간으로서의 여성’이 대거 등장시키고 싶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능동적이며 진취적으로 개척해나갔던 조선시대 여성의 본성을 놓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2. 진정한 美의 기준을 제시

최근에 ‘탈 코르셋‘ 바람이 거세다. 여성들은 이제 예의로 치부되어 왔던 단장이나, 이성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꾸밈의 기능을 거부하고 오직 자신의 만족을 위해 치장하고자 한다. 

그런 시대에 조선의 향방 문화를 드라마로 보여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오얏꽃 향기’는 ’향수를 뿌리고, 분 바르는 이야기‘가 아닌, ‘진짜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보이는 것이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심상‘(心相)으로 자신을 보여준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3. 모성이란 무엇인가

시대를 초월하여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는 변함없이 애절하고 가슴에 울림이 있다. 이야기의 구성을 어머니와 딸로 하면 감성을 움직일 것 같아서 주요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모성이 자식을 위한 것일까?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 딸을 버리는 어머니가 조선 시대에 있다면? 자신을 버린 줄도 모르고 어머니를 찾아다닌다면 결과는 비극일까? 만나면 행복일까? 그들의 관계가 서로 적대관계라면? 에서 줄거리를 만들었다. 

 

 ‘모성의 유무’(有無)가 ‘선악’(善惡)으로 구분될 수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모성의 편견을 깨고 자식을 향한 모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요즘에 자식을 학대하고 버리는 쇼킹한 뉴스가 많은데 조선 시대하고 그런 일이 없을까?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

두 어머니의 대립과 시선을 통해 ‘진정한 모성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4. 멜로

자신의 재능과 목표를 따라가는 한 여자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두 남자가 등장한다. 

‘그녀와 나란히 걷고자 하는 이의 아름다움’,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이의 순수함’이 서로 다른 태도로 그려보고 싶었다.

또,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감정을 보여주는 두 여자도 만들었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 사랑을 버린 여자’와, ‘어머니의 힘을 빌려 사랑을 얻으려는 여자’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찾아 보려 했다. 

 

5. 조선의 전문직

충실한 고증을 통해 ‘조선 최고의 향방 나인을 재현’한다. 향방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에 존재했던 다양한 계층의 전문 직종을 그려내어, 자부심을 품고 자신에 충실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하게 보여주려고 조사를 하며 소설 속에 녹여냈다. 

 

6. 그 시절 뒷골목

전문직만 등장하지 않는다. 평범한 갑남을녀의 삶이 펼쳐지는 저잣거리의 문화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선의 저잣거리 문화에 대한 다양한 사료들을 재구성하여 단장품을 파는 분전(粉廛), 연지만 파는 연지전(臙脂廛), 조선의 카페격인 절초전(切草廛), 가마 빌려주는 금교세가(金轎貰家), 장터의 이야기꾼, 결혼식을 돕는 수모(手母), 손님몰이 여리꾼도 만들어 등장시켰다.

 

*작가에 대하여

정  숙 (Jeung Sook)

덕성여대 국문학과,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석사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 박사과정 3학기 휴학 중

 

MBC 방송 구성작가 공채 2기로 데뷔하여 KBS 코미디 작가 공채 1기로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20년 동안 쇼, 오락, 코미디, 예능프로그램, 시트콤 등 30여 가지의 프로그램을 집필하였고,  제20회 (1990년) 한국방송대상 예능 부문 작품상<도시로 간 참새>, 제21회 (1991년)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추억의 책가방>, 제22회 (1992년) 한국방송대상 작가상 <추억의 책가방, 괜찮아유>을 수상하였다. 

 

30여편의 예능프로그램, 50여 편의 예능 드라마와 시트콤을 집필했다.

대표작으로는 KBS 유머1번지 <추억의 책가방>, <괜찮아유>, <물장수>. <부채도사>, 

KBS 코미디 하이웨이 <미니시리즈 8부작 도시로 간 참새>, <2부작 냉동대감>, <2부작 해바라기>, <2부작 넓은 마당>등 다수., 

 

2005년에는 예능에서 드라마로 장르를 변경하여 대한민국 방송 프로덕션 '라이온 피쉬'에서 방송 기획팀장을 역임, 10여 편의 드라마와 두 편의 시트콤을 기획하여 방송되었다. 

현재 드라마 시놉시스는 열 편 정도 기획을 해놨다. 

 

저서로는 <재미있는 쇼 오락 예능 이렇게 쓴다>. <스토리텔링으로 소통하라>. <방송구성 연습>, <드라마 대본 실습>, <방송 콘텐츠 스토리텔링 전략 1권, 드라마의 분산 집중 몰입 전략>. <방송 콘텐츠 스토리텔링 전략 2, 구성 예능 편>, <예능콘텐츠 스토리텔링>이 있다.<방송 콘텐츠 스토리텔링 전략 1권, 드라마의 분산 집중 몰입 전략>. <방송 콘텐츠 스토리텔링 전략 2, 구성 예능 편>은 대만과 중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드라마 스토리텔링과 방송구성 작법을 강의 중이다. 

 

김미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eowon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얏꽃향기#소설#책리뷰#소설가정숙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