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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스킨십과 여고생 딸의 고민.."아빠 선을 넘으셨어요!!'

윤영미기자 | 기사입력 2018/05/2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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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얼굴을 핥는 아빠, <안녕하세요>는 '또' 웃어넘겼다

예능의 한계 드러낸 프로그램, 감동으로 포장하기엔 선을 넘었다

 

"그 방송 보며 구역질이 나서 혼났어여" K씨(여.23.편의점 알바)는 "어렸을 때 우리 아빠 같애요. 딸이 다 컸는데도 여기저기 만지시고....그런데 이 방송 보니, 그 아버님, 좀 변태 아니신가, 딸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표현되도 되나...아 그런데 콧물도 빨아 먹고 변도 핥아 먹는다니 구역질이...:"라며. 진짜 구역질이 나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KBS2 <안녕하세요> 에 '아빠가 걱정스러워서' 나왔다는 딸의 얘기가 장안의 화제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젊은 여성 거의 전부가 "언급하기 거북하다".."그런 아빠가 어딨냐?"고 했다.  그러니 장본인은 어떨지 상상이 간다는 것이다.  

 

 "저랑 눈이 마주치기만 하면 뽀뽀를 하시고, 얼굴을 혀로 핥으셔서 침 냄새가 나서 정말 싫고요. 두 시간 동안 영화를 볼 때 꼭 안고 계시고, 그 상태로 배를 만지시고, 바람을 부시는데... 그리고 설거지를 할 때도 뒤에서 엉덩이를 만지셔서 정말 싫어요."

 

경악스러웠다. 방송을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차라리 방송을 위한 거짓말이었으면' 싶었다. 작가가 시켜서 지어낸 이야기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2 <안녕하세요>의 첫 번째 출연자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었다. 18살인 그는 '아빠의 도를 넘은 스킨십'이 고민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눈만 마주치면 뽀뽀 세례를 쏟아붓는 아빠. 그것만으로도 딸이 얼마나 힘들지 공감이 되는데, '얼굴을 혀로 핥는다'는 대목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TV로 영화를 볼 때 2시간 내내 꼭 안고 있으면서 딸의 배를 만지며 바람을 불고,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뒤에서 다가와 엉덩이를 만진다고도 했다.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명백히 넘어섰다.

 

딸이 아빠의 스킨십에 명백히 '싫다'는 의사표현 했는데도...

 

 
▲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한 장면     © 운영자

 

아빠는 자신의 스킨십을 '애정 표현'이라 정당화했고, 특전사 출신이라 군대에 있을 때 아이를 낳아 제대로 사랑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몰아서 주기로 한 것이라 합리화 했다.' 스킨십이 좀 심한 것 같지 않냐'는 MC들의 질문에 '예전에는 아이들의 변도 다 핥아 먹었다'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콧물도 다 빨아줬는데, 그 연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는 말에 기가 찼다.

 

딸은 아빠의 스킨십에 대해 명백히 '싫다'는 의사표현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성숙한 대응(이라고 하면 딸의 몸에, 딸이 원하지 않는 그 어떠한 스킨십을 하지 않는 것)을 하기보다 (놀랍게도 어린애마냥) 기분 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딸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런 아빠를 달래줘야 했고, 아빠는 그런 방식으로 자신의 스킨십을 지속해 나갔다. 다른 표현으로 합리화했지만, 자신의 욕망을 관철해 나간 것으로 보였다.

 

방송분을 보면, 아빠의 비뚤어진 애정은 과시욕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오면 딸을 불러서 뽀뽀를 시키고, 딸이 친구들과 함께 방에서 놀고 있으면 굳이 들어와 포옹과 뽀뽀를 했다. 딸은 친구들이 이상하게 오해했을 거라 걱정했다. 또 등하교를 자주 시켜줬는데, 헤어질 때마다 입뽀뽀를 해서 이를 목격한 학교 선생님과 '트러블'까지 있었다고 한다.

 

 
▲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한 장면     © 운영자

 

"제 새끼니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딸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기보다 '내 새끼니까 괜찮다'는 괴상한 논리로 무장한 아빠였다. '애정표현'이라는 미명하에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의 행위들은 사실상 범죄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예능 <안녕하세요>는 태연자약했다. 과거 가정폭력의 사연들을 소개할 때도 웃음으로 가벼이 넘겼던 예능의 문법들이 반복됐다.

 

선을 넘은 행동을 '쉽게' 다루는 예능,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까 이영자는 "여자 아이들이 크면 몸의 변화도 일어나는데 아이들이 싫다고 하면 조심하셔야한다"고 조언했지만, 그 정도의 발언으로 무언가 변화가 이끌어질 거란 기대는 들지 않았다.

 

그것이 예능의 한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럴수록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의 존재 의의에 의문이 들 뿐이었다. 이런 사연들을 '쉽게' 다루는 것이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 걸까.

 

부모님이 경상도 분이라고 애정표현을 못 받은 탓에 자신은 그러지 말고자 다짐했다. 오랜 군 생활로 아이들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애정을 몰아서 주고 싶었다. 교통사고가 나서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변했다. 이런 아빠의 변명이 감동으로 변질되고, 결국 우리는 화목한 가정이라고 결론짓는 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킨십만 애정 표현이 아니다", "애정 표현은 말로만 해줬으면 좋겠다", "내 엉덩이는 아무도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연을 고백한 출연자에겐 두 명의 여동생이 더 있었다. 이들 역시 같은 '성폭력'에 가까운 행위에 노출돼 있었고, 똑같이 고통을 호소했다. 그런데도 아빠는 웃어 넘기며 스킨십을 계속했고,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청자를 위한 웃음거리를 넘어 아동학대에 가까운 수준 아닌가.

 

딸들을 상대로 무분별한 신체 접촉 행위를 저지른 아빠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게 아니라 당장 심리 치료나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상태에 가깝지 않을까. 솔직한 심정으로는 해당 프로그램의 일부 출연자들은 방송에 출연할 게 아니라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가? 그저 가정 내의 문제일 뿐이라고 여기는가? 그런 생각들, 혹은 이처럼 심각한 문제들을 '예능'을 통해 소화하려는 생각들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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