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인식당 사장님은 음식 만들랴, 방역패스 보랴…‘멘붕’ 상태

코로나는 언제나 끝나려는가? 누구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물어봐도 대답해 줄 사람도 아예 없으니...

이정운기자 | 기사입력 2021/12/0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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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하랴, 방역패스 보랴… 1인식당 사장님 ‘멘붕’

식당 등 확대 적용 첫날 현장 혼란

“사람 뽑고 싶어도 빚 때문에” 한숨

 “차라리 배달만” 매장 장사 포기도

 

[yeowonnews.com=이정운기자] 서울 마포구에서 종업원 없이 홀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70대 박모씨는 6일 점심 내내 진땀을 뺐다. 조리하랴, 방역패스 확인하랴, 주문받으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미리 그릇에 준비해둔 반찬을 차리며 발걸음을 재촉해도 들어오는 손님의 방역패스를 신경 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박씨는 “평소보다 손님이 적었는데도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 가게에는 전자출입명부(QR코드) 대신 수기명부만 갖춰놓은 상태였다. 박씨는 들어오는 손님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냐’고 묻고, 명부 작성을 요청하는 식으로밖에 대응할 수 없었다. 그는 “혼자는 방역패스까지 확인하기 어려워 다음 주부터 딸과 손자들이 수시로 와서 돕기로 했다”며 “QR용 기계도 급하게 구하려고 한다”고 했다.

 

▲ 정부가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로 사적모임 인원을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으로 제한한 첫날인 6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 출입문에 새 안내문이 붙어 있다./국민일보     © 운영자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날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적용 대상이 된 자영업자들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특히 홀로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은 주문을 받고 조리하는 기존 업무에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일까지 더해지자 버거워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사적모임 기준 인원을 줄이고, 식당·카페·학원·PC방 등 16개 업종에도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했다. 7일의 계도기간이 있지만 방역패스 관리는 당장 해야 해 일손이 크게 달린다고 자영업자들은 토로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황모(40)씨는 영업을 준비하며 한숨만 내쉬었다. 황씨는 “계도기간에 방역패스 확인용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준비를 하란 뜻인가”라며 “대기 손님도 많은데 일일이 방역패스를 확인하라는 건 장사를 접으란 얘기와 똑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샤브샤브 식당을 하는 서모(36)씨도 “어르신 손님이 오면 대신 백신접종 전자증명서를 발급받아 드리고, 혼자 뛰어다니느라 넘어지며 난리가 났다”며 “사람을 뽑고 싶어도 코로나 2년간 쌓인 빚을 생각하면 그저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방역패스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줄을 이었다.

 

식당뿐 아니라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 된 성인 대상 학원이나 PC방, 영화관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 찾아간 서울 서초구의 PC방 3곳은 방역패스를 확인하지 않고 손님을 받고 있었다. 한 PC방 직원은 “따로 지시받은 게 없다”며 아무런 조치 없이 손님을 자리에 앉혔다. 오히려 손님들이 “방역패스를 보여줘야 들어올 수 있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울산의 한 치킨집 사장 연모(52)씨는 방역패스가 도입되자 더는 가게 손님을 받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연씨는 “홀에 앉은 손님에게 일일이 방역패스를 검사하는 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성가시다”며 “주변 상인들도 홀 장사를 접고 배달 영업만 하겠다는 반응들”이라고 전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무책임하게도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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