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추석달이 CEO에게 이르는 소리... 카르페디엠! [박영희 에세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가 함유하는 의미를 아는 CEO의 4樂을 아시는 분?

박영희 에세이 | 기사입력 2018/09/2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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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4樂 에세이 39]

 

     추석달이 CEO에게 이르는 소리... 카르페디엠!

 

밝은 달이 없다면 고향은 앙꼬 없는 송편입니다. 중추절에 생각하는 고향은 더 없이 아름답고 그립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쪽으로 몸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그리 급한 일도 없는데 자주 몸을 돌리고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어머님의 맥박소리가 들리는 고향의 올레 길을 벌써 몇 바퀴를 돌았습니다.

 

대책 없이 설레이는 마음이 몸보다 먼저 중추절의 중심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흔들림으로 가을을 피운 코스모스는 노스탤지어의 깃발이자 유흥가의 삐끼입니다. 노스탤지어는 그리스어로 '돌아감''아픔'을 뜻하는 단어가 합성된 것으로 '좋았던 시절'이나 '따뜻한 고향'같은 긍정적인 단어와 연결시키는 '긍정적 감정'입니다.

 

▲ "CEO가 4樂을 모르면 그의 경영을 믿지 말라"고 단언하는 박영희교수의 인문학 열강. 4樂을 진짜 모르는 CEO는 박영희교수에게 직접 물어볼 수 밖에....     © 운영자

 

동네 어귀에 삐죽이 고개 내밀고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포토라인입니다. 전 국민의 75%가 고향을 방문하므로 고속도로가 심하게 정체되는데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서로 다투거나 엉키는 법이 없습니다. '민족대이동'의 엑소더스는 연출자 없는 거대한 마스게임입니다.

 

온가족이 함께 조상들의 생전을 추모하는 성묘는 우리의 전통이며 미풍양속을 지킨다는 '인증샷'입니다. 선조들의 음덕을 기리고 추모할 뿐만 아니라

부모형제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일가친척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요즈음 세상 사는 것이 너무나 바빠 친형제끼리도 만나기 힘들고 가까운 친척집을 아무 일도 없이 찾아 가기도 정말 멋쩍습니다. 사실 祭祀(제사)는 조상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살아 있는 사람들의 만남을 위한 것입니다.서로 만나기 힘들고 각박한 세상 얼마나 다행입니까?

 

요즈음은 사라지고 있지만 옛날에는 성묘가 끝나면 여러가지 축제가 성행하였습니다. 동춘 서커스, 가요 콩쿠르, 씨름, 줄다리기, 윷놀이 등 동네사람들과 함께 민속놀이를 즐겼습니다. 남여노소 구분 없이 서로의 손을 잡고 둥글게 돌아가는 강강술래는 흥겨운 Good판이었습니다.

 

누구나 중심에 설 수 있고, 승패가 없는 강강술래는 모두가 주인공이었습니다. 밤늦도록 달빛을 밟았던 그 곳에 아스라한 추억 하나쯤은 낙관처럼 찍혀 있습니다. 마음의 고향으로 남아 있는 그 곳은 빈부가 없는 유토피아였습니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탐욕의 시대를 꿰뚫은 이 속담은 과거 형편이 어렵던 시절 되뇌이던 말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철이 조금 들었는지 이상하리만큼 가슴에 깊이 파고듭니다.

 

▲ 낙산 의상대의 중추절 보름달은, 넉넉한 동양화적 여유와 함께, 뿌린만큼 거두리라는 가을의 철학을....(사진은 롯데호텔부산 홈페이지 앱쳐)     © 운영자

 

만약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없었다면 추석명절은 어땠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절기상 음력 815일은 떠오르는 둥근 달만 외롭게 고향하늘을 지킬 것입니다.

 

땀 흘린 만큼의 풍성한 결실이 출렁이는 가을의 찬가는 아무리 불러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하는 일이 술술 풀린다거나 형통한 일도 없건만 중추절의 호시절이 너무 좋습니다.

 

Carpe Diem !! 까르페 디엠!! 직역하면 "오늘을 놓치지 마라"

 

한가위 보름달의 터질듯 한 자부심과 온유함을 가슴 깊이 천착(穿鑿)하고

작년과 다른 렌즈를 열어 겸손하고 성숙한 신선의 아름다운 자태를 놓치지 마십시오. 어지러운 내 삶의 배회를 멈추게 하는 달빛 단상(斷想)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은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 이태백이 노니는 보름달 뒤에 숨은 태양이 있기 때문에 세상의 그늘진 어둠을 밝힐 수 있습니다.태양은 신선입니다. 택배아저씨에게 물 한잔 대접하는 그 사람이 신선입니다. 자식들에게 보낼 오곡백과를 서둘러 추수하는 늙은 어머니는 신선의 아바타입니다.

 

오늘 아침, 신선을 만나기 위하여 문밖을 나섰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무덥고 길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정겹고 즐거운 중추가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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