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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 날린 외국인을 희생양 삼지 말라” 들끓는 여론

잘 석방했다. 그를 구속하거나 하면, 부실한 대한민국 화재 예방만 전세계에 알리는 꼴이니까..

윤영미기자 | 기사입력 2018/10/1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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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풍등 하나에 국가기간 시설 폭발" 들끓는 비난 여론 

저유소 화재 유발에 중실화죄 적용...관리부실 직원은 1명도 입건 안해

 “스리랑카 노동자에 화재책임 떠넘기나”

 

인근에서 날아온 풍등을 다시 날려 저유소 화재 원인을 제공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경찰이 중실화죄(중대한 과실로 불을 내 물건을 태운 죄)를 적용한 것을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관리 부실 책임을 가리기 위해 상대적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고양경찰서는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 피의자인 스리랑카인 A씨에 대해 중실화 혐의(형법 제171조)를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8일 오후 긴급체포했던 A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않기로 했다.

 

경찰은 긴급체포 시한(48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A씨를 석방했다. 앞서 경찰은 중실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두 차례나 반려했다. 덕분에 긴급체포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 10일 오후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고양저유소 화재사건 피의자 A(27·스리랑카)씨가 풀려나고 있다.     © 운영자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1부는 10일 오후 경찰이 재신청한 스리랑카인 노동자 A씨(27)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9일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기엔 아직 수사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연장을 반려,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다음날 오후 4시쯤 수사를 보완한 뒤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이번에도 검찰은 “중화실이라고 보기에 화재의 인관 관계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으며 이 상태에서 공소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A씨가 풍등을 띄운 장소 주변에 저유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풍등이 추락해 불이 붙었음에도 신고하지 않고 달아난 점 등을 이유로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데다 긴급체포 시한인 48시간이 지나 A씨는 결국 석방됐다.

 

온라인 곳곳에선 풍등 하나에 속수무책인 화재 예방 시스템이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부당한 처사라는 지적과 함께 애당초 경찰의 긴급체포 자체가 성급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A씨의 변호인 측은 “A씨는 저유소에 고의로 풍등을 날린 것이 아니었고 불법체류자도 아닌 성실히 일 해왔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영장 신청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풍등을 날린 행위를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있는 지 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A씨 변호인의 입장이다. 청와대에 국민청원에도 외국인 노동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지 말라는 취지의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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