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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유포자, 벌금형이 아닌 징역3년 최고형

사랑은 헤어지고 나서도 원망하지 않는 것, 돌아서서 욕하지 않는 것...보이지 않아도 안부를 묻는 것.

윤영미기자 | 기사입력 2018/10/1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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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벤지 포르노 이례적 징역 3년 엄벌  

법원, '리벤지 포르노' 유포한 전 남편에 법정 최고형 선고
"피해자의 사회적 삶 파괴" 징역 3년·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혼한 전처에게 앙심을 품고 과거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남성에게 법정 최고형이 선고됐다. 최근 걸그룹 출신 구하라 씨 사건으로 '리벤지 포르노'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이 단어까지 적시하면서 피고인을 엄벌한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짐승같은 X. 어디 짐승이 아닌 다음에야....이혼한 전처와의 섹스 장면을 인터넷에 유포하다니 짐승이 따로 없다구요." A씨(46. 공인부동산 여성 중개사) 는 "외국 영화 같은 데 보면, 이혼 후에도 부부가 아이들 문제로 만나서 소근소근 의논하는 거 보지도 못했나?" 라며 "그런 인간들은 실명과 실물 사진을 인터넷과 신문에 공개하고, 정신을 차리게 해야 돼요." 그녀는 자신도 이혼녀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촬영 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불법 촬영 범죄를 처벌하고, 영리 목적 유포 시에는 징역에 처하도록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상담팀장은 “불법 촬영 범죄를 엄벌한 판결을 환영한다”면서도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는 ‘리벤지 포르노’라는 명칭을 대체하는 용어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전 남자친구가 섹스동영상 비디오로 협박했다고 주장하는 구하라  © 운영자

 

수원지법 안산지원 김도형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제주도 소재 주거지에서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 과거 전처 B씨와 찍은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 등 파일 19개를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피해자 지인 100여명에게 이 영상을 볼 수 있는 링크를 전달하는가 하면 1년여 뒤 추가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까지 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결혼생활 당시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게 적용된 성폭력특례법 제14조 2항에는 상대방 동의를 받아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더라도 의사에 반해 유포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고 돼 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헤어진 배우자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연인·부부관계에 있을 때 촬영한 영상물 등을 유포하는 것은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로서, 피해자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회적인 삶을 파괴하고 앞으로의 삶에서도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등 그 피해가 심대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 애인에 의한 불법 촬영 검거 추이, 최근 6년간 불법 촬영 범죄 1심 판결 유형(한국일보)     © 운영자

 

하급심이긴 하지만 리벤지 포르노라는 명칭과 그 폐해를 직접 언급한 법원 판결이 잇따르는 추세다. 리벤지 포르노는 지난해 8월 16일 김 판사가 불법 촬영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B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면서 처음으로 판결문에 등장했다.

 

B씨는 평소 짝사랑하던 여성 집에 폐쇄회로(CC)TV 앱이 깔린 휴대폰을 설치해 2주간 불법 촬영한 뒤, 피해여성에게 “네가 동영상을 봐야 정신 차리겠냐, 내가 원하는 건 너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성관계 사진을 전송하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까지 총 4건의 재판에서 리벤지 포르노가 직접 언급됐으며,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리벤지 포르노 범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실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애인에 의한 불법 촬영 검거 인원’은 420명으로 2013년(164명)보다 156% 증가했다.

 

이에 비해 최근 6년간 불법 촬영으로 기소된 사건(7,446명) 중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8.7%(647명)에 그쳤다. 가수 구하라가 동영상 유포 협박을 당했다는 소식까지 맞물리면서, 최근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날 대검찰청은 불법 촬영 범죄 사건 처리 기준을 새로 만들어 일선 검찰청에 내려 보냈다. 이날부터 적용되는 기준에 따르면, 검찰은 △동종 전력 △피해자 식별이 가능한 경우 △여러 번 유포한 경우 등 양형 인자 중 하나만 충족돼도 구속을 원칙으로 한다. 또 양형 인자 중 하나에 해당하면 징역 6월 이상, 두 개 이상 해당하면 징역 1년 이상을 구형해 엄벌에 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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