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구절벽은 가파롭고 고용성장은 갈수록 먹구름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보통 비상대책이 아니라 귀신도 놀랄만한 비상대책..이 정부가 해낼까?

김석주기자 | 기사입력 2019/02/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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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5세 이상 취업 활발·15∼64세 인구감소…전체 고용률은 하락

전문가 "노동력 부족해진다…수요·소비 위축 가능성" 우려

 

인구감소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인구 문제는 고용과 성장에도 악재로 여겨지고 있다. 인구감소는 생산 활동에 주로 종사하는 연령층이 줄고 노년층이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고용을 비롯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의 감소가 취업자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규정했다. 또 저출산 심화는 인구감소를 가속해 성장 능력을 제약할 것으로 평가했다.

 

구직신청서 작성하는 노인 2018년 10월 24일 서울 강동구청에서 열린 2018 강동 취업박람회에서 고령 구직자가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운영자

 

최근 발간한 자료집 '국민이 궁금한 우리 경제 팩트 체크 10'에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함께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진다'고 진단했다. 또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 취업자 증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통계에서 인구 축소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10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생산가능인구는 3천679만6천명으로 2017년보다 6만3천명 줄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것은 2018년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는 2017년보다 4만8천명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11만7천명 감소한 후 9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2018년 생산가능인구의 평균 고용률은 66.6%였다. 만약 지난해 감소한 생산가능인구도 평균 수준의 고용률을 유지할 수 있는 집단이었다고 가정하면 인구의 감소로 이 연령대 취업자가 4만2천명(≒6만3천명×66.6%) 정도 줄어든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다만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는 이보다 많은 4만8천명이 줄었으므로 인구 요인만으로 취업자 감소를 다 설명할 수 없으며 경기나 정책 등 다른 요소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노동부는 이와 관련, "생산가능인구는 내년부터 급감해 취업자 증가 규모가 위축될 뿐 아니라 취업자 증가의 고령자 편중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24만3천명 줄고 2025년에는 42만5천명 감소할 것이라는 게 노동부의 전망이다. 인구절벽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인구절벽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     © 운영자

 

상대적으로 생산 활동 참여 비율이 낮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증가도 고용 지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인구는 2000년 통계작성 이후 매년 빠짐없이 증가했고 2018년에는 전년보다 31만5천명 늘어난 738만6천명이었다.

 

건강 상태 개선과 수명 증가 등의 영향으로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 연령대의 취업자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 8년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집단의 취업 등은 생산가능인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는 전체 고용 지표에는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은 66.6%로 2017년과 같은 수준이었고 65세 이상의 고용률은 31.3%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으나 두 집단을 통합해 산출한 전체 고용률은 60.8%에서 60.7%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고용률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 연속 상승하다 생산가능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2018년에 하락으로 전환한 것이다. 물론 최근 고용상황의 변화를 인구 구조만으로 모두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작년 실업자 수는 107만3천명으로 200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았고 실업률은 3.8%로 2001년 4.0%를 기록한 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자나 실업률은 특정 연령대 전체 인구가 아닌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산출하기 때문에 전체 인구 구조 변화 외에 다른 요소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용상황을 어떤 지표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다른 조건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는 전반적인 고용상황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활동인구조사는 거시경제 분석 및 인력자원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 제공 등을 위해 실시되며 현역군인, 사회복무요원, 형이 확정된 교도소 수감자, 의무경찰 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기준연도(2015년) 등록 센서스를 기반으로 전체 인구 규모를 추정한 장래인구추계와는 통계작성 방식이 다르며 결과에도 약간 차이가 있다. 장래인구추계(중위추계) 의하면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가 중장기적으로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은 총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일정 시점에는 증가를 멈출 것"이라며 "65세 이상이나 여성의 취업을 늘리고 자동화 및 인공지능(AI) 공정 등을 확대하는 등 노동력 부족 해소를 위해 여러 대책 강구하겠지만 그래도 부족한 영역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외국인 노동력에 의지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경기가 살아나면 외국인이 많이 국내로 들어올 것이고 경제가 좋지 않으면 국내 외국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 구조나 인구 이동에 미치는 변수가 많아 단선적인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저출산 고령화를 동반한 인구감소가 노동의 공급 외 측면에서도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는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인해 소비 시장이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다. 수요·소비가 위축하고 투자도 안정을 지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와 청년의 경우 구직 시장이 다르게 형성되므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청년 일자리 상황 개선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젊은 층의 공급이 감소할 때쯤 청년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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