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유총과 교육부 파워게임? 서로 책임 전가, 학부모만 골탕

고래 싸움에 학부모 등 터진다. 힘으로 눌러서도 안되지만, 한유총의 안하무인도 정신 차려야

김석주기자 | 기사입력 2019/03/04 [07: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한유총 오늘부터 '무기한 개학연기'…정부 긴급돌봄체계 가동
현장조사로 실제 개학연기 확인되면 바로 시정명령
5일에도 문 안열면 형사고발…"개학연기 강요, 공정거래법 위반"

 

“아이들 볼모 삼다니” “정부 이제껏 뭘했나” 학부모들 반발

 

개학일인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 등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대체 뭐가 문제라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가 없어요,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어쩌라고 또 우리 애들은 어쩌리고 이런 행태를 밥먹듯이 하는건지 화가 치밀어 견딜수가 없다니까요, 최소한 먹거리로 장난치거나 아이들을 볼모로 협상을 하려는 작태는 용서가 안돼요," 직장인 H씨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정부나, 서로 책임 전가만 하고, 지들 생각만 하는 한유총이나 무능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라고 분노했다.

 

정부는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에 즉각 시정명령을 내리고 5일에도 문을 열지 않으면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이날 한유총에 따르면 전국에서 1천533개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할 예정이다.

 

▲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정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고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운영자

 

지역별로는 경기·인천이 492곳, 경북·부산·대구 339곳, 경남·울산 189곳, 충청·대전 178곳, 서울·강원 170곳, 전라·광주 165곳 등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경기 83곳, 경남 75곳, 경북 63곳 등 381곳이 개학 연기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응답하지 않은 233개 유치원까지 고려해도 개학 연기하는 유치원은 최대 600여곳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 인력을 동원해 현장조사로 실제 개원 여부를 확인한다. 개원하지 않은 유치원이 확인되면 현장에서 명령서를 전달하거나 유치원에 붙이는 방식으로 시정명령을 내린다. 당국은 시정명령 후 5일에도 개원하지 않는 유치원은 즉시 형사고발한다. 개학 연기 참여를 강요하는 행위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수사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다.

 

▲ [그래픽] 개학연기 '1천533곳 vs 397곳' 대혼란     © 운영자

 

정부는 개원하지 않은 유치원 유아들을 위해 긴급돌봄체계를 가동했다. 1일부터 미리 신청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역별 공립 단설 유치원을 중심으로 수용하고 수요가 많은 곳은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돌봄교실, 국공립어린이집도 동원한다. 각 교육청은 전날 신청 현황을 취합하고 유아별 상황에 따라 돌봄 장소를 배정해 안내했다.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은 가정 방문 아이돌봄서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유총은 앞서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 사립유치원 사유재산 인정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정부는 개학연기를 사실상 '집단휴업'으로 간주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소속 유치원들의 무기한 개학 연기 방침을 밝히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이 볼모가 되어야 하나. 교육은 장사가 아님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해 달라’는 요지의 국민청원이 30건 넘게 올라왔다. 수원에 사는 아이 셋을 둔 아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신혼부부가 아이를 기피하는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유치원도 마음대로 보내지 못하면 누가 아이를 행복하게 낳고 잘 키울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자신을 맞벌이하는 부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살림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82쿡’에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결근할 수도 없지 않느냐”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회사에서 누가 저 같은 사람을 채용하겠나. 유치원도 원망스럽고 이런 상황을 만든 정부까지 원망스럽다”고 호소했다.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반대하는 학부모 시위도 열렸다. 3일 오후 3시 용인시 수지구청 앞에선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개학 연기 규탄 시위’가 열렸다. 용인 지역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29곳의 유치원이 개원 연기를 통보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집회에는 100여 명의 학부모가 참가했다.

 

집회를 주도한 원미선 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는 “용인뿐 아니라 인근 수원과 화성 지역 학부모까지 참여 의사를 밝힐 정도로 유치원의 개원 연기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일부 학부모들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eowon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유총#무기한연기#교육부#돌봄체제#학부모분노#여원뉴스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