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17분이나 늦게 뜬 항공기...그런데...
승객들, 항의 대신 박수를 쳤다
항공사 직원 "근무 13년 만에 항의 한 번 없던 건 처음"
[yeowonnews.com=최치선기자]지난 3일 저녁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려던 진에어 531편이 정비 문제로 2시간 17분 지연됐음에도 승객들 중 한 명도 항의하지 않았다.
승객 일부는 오히려 “너무 죄송하다”는 직원에게 박수를 쳤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항공편은 승객 169명을 태우고 당초 3일 저녁 7시 55분 김포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었다. 만석까진 아니었지만 금요일 밤이라 자리 대부분이 찬 상태였다.
그런데 승객들이 타기 전 기체 점검 과정에서 공기압력 장치 관련 문제가 발견됐다. 이 여파로 당초보다 출발이 약 35분 늦어졌다. 점검 결과 운행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대체 항공기가 투입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1시간 40분 가량 추가로 늦어졌다. 해당 항공편은 결국 예정보다 2시간 17분 늦은 밤 10시 12분에야 김포에서 이륙했다. 제주공항 게이트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 59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게이트도 두 차례 바뀌었다. 하지만 항의하거나 화 낸 승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항공사 지상직 직원이 “저희는 지금 안전하게 승객들을 모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할 때도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승객 일부는 직원들에게 “지연돼도 상관 없으니 안전하게만 가 달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안전하게 가 달라”고 했다.
담당 직원은 이륙 직전 기내에 들어가 “이 비행기에 계신 고객 한 분도 항의하거나 화 내시는 분이 안 계셔 책임자인 제가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승객들은 화를 내는 대신 일부는 오히려 박수를 쳤다.
진에어 김포공항지점 변모씨는 본지에 “공항 근무가 13년이 넘었지만, 지연에 대해 따지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승객이 한 명도 없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내에서 다시 ‘죄송하다’고 할 때 ‘이륙해야하니 빨리 내려라’라고 하실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박수를 쳐 주셔서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승객이었던 박고은(39)씨가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박씨는 방학이라 제주도 친정에 있던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이었다. 해당 영상은 6일 오후 4시 현재 244만 명이 넘게 본 상태다. 약 1만 7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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