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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詩 '진달래꽃'등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김소월의 '진잘래'...소년소녀시절, 이 시를 읽지 않고 자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이며...

김석주 | 기사입력 2025/01/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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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의 詩 '진달래꽃'등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詩와 말로 하는 독립운동에 몸 던진

그 시대의 어둠에 저항한 청년들의 이야기

 

 

[yeowonnews.com=김석주기자]‘초혼’ ‘진달래꽃’ 등 김소월의 시를 테마로 한 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 1923년 일본 간토대학살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 김소월의 詩 '진달래꽃'등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 운영자

 

 

詩 ‘산유화’ 등 노래로 녹여내....“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김소월의 시 9편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지난 7일 개막한 창작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는 ‘초혼’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등 김소월의 대표 시를 노래로 만들어 작품에 녹여냈다.

 

 

김소월의 시를 테마로 한 최초의 뮤지컬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우수 스토리로 선정된 이성준 작가의 소설 ‘붉은 진달래’를 원작으로 한다. 1923년 간토(關東)대학살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조선 독립투사들이 주인공이다. 올해가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는 점에서 더 뜻깊은 작품이다.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이전의 작품들이 무장투쟁을 주로 그린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우리의 말과 글로 일본에 맞서 싸운 청년들을 보여준다. 이른바 ‘문학투쟁’이다. 작품 속 일본군이 총과 칼을 사용하는 것과 대조된다. 일본 유학 중 간토대학살을 목격한 뒤 조선으로 귀국한 주인공 이정익(성태준)이 친구들과 ‘먼데이 경성’이라는 신문사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독립운동의 무거움보다는 일본의 억압 아래 고민하고 갈등하는 청년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군의 밀정 역할을 하는 사언희(한수림)가 대표적이다. 한국계 일본인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료를 배신한 뒤 고민하던 사언희는 결국에는 독립운동을 하는 동료들의 편에 서는 인물이다. 야구선수를 꿈꿨지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선수가 되길 포기한 김동현(황시우)과 같이 시대 상황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한 청년도 등장한다.

 

또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여 작품의 의미를 더했다. 작품의 분위기에 걸맞게 1막에서는 ‘산유화’와 같이 서정적인 시가, 2막에서는 ‘초혼’ ‘진달래꽃’ 등 저항 정신을 담은 시가 활용됐다. 특히, 공연 막바지에 일본의 전승기념행사에서 일본어로 시를 읽던 이정익이 “우리는 이 말을 거부한다”며 종이를 찢고 ‘초혼’을 토대로 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독립운동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드러난다.

 

 

이처럼 익숙한 시가 어떤 노래로 만들어졌는지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살려 일본어 대사와 노래도 작품 곳곳에 등장한다.

 

이강선 연출은 지난 16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당시 살았던 젊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김소월이라는 시인을 통해 전파되면 좋겠다는 작은 생각에서 출발했다. 시와 말로 하는 독립운동도 한 부분에 있지 않았을까”라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원작과 달리 긴 제목에 대해서는 “어제의 시는 과거, 내일은 미래”라며 “이를 통틀어 제목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고 길어졌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율구 음악감독은 “시인의 시어를 가지고 곡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함축적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야 했기에 시어의 뜻을 다시 찾아보고 공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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