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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식 성공법

DJ식 성공법 제10법칙. 문화를 공부하라, 문화가 경제다[김재원칼럼10]

지금 우리 국회에는 혹시 정치낙제생은 없는가? 이 칼럼은 그 정치 낙제생들에게 보내는, 'DJ학당'이다

김재원칼럼 | 기사입력 2020/06/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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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식 성공법 제10법칙

문화를 공부하라, 문화가 경제다.

 그는 한국 최초의 문화대통령이었다

 

[yeowonnews.com.김재원칼럼] DJ 하면 교도소 출입이 잦은, 거칠고 강인한 정치인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그들은 DJ가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 준 문화적인 감각에 놀란다. 그런 일면이 DJ의 계산된 성공 전략이라면 DJ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프로필이 오랜 공부와 수양에 의해서 저절로 우러난 것이라면 DJ는 정말 놀라운 사람이다. 이 나라 모든 정치인 가운데 가장 저서가 많고, 독서량도 가장 많고, 영화나 연극 관람 횟수도 가장 많고 문화인들과의 교류도 가장 많은 등 이 부문의 신기록 보유자인 문화 대통령이다. 문화를 공부하라. 21세기의 노다지는 문화 속에서 튕겨져 나온다.

 

▲     © 운영자

 

DJ는 억울하다

오히려 DJ가 제일 문화적이었다.

'제일' 이라고 하는 것은 '97년 대선 후보 세 사람 가운데'에 그렇다는 뜻이고, 오히려 라고 하는 것은 '상상 외로' 라는 의미를 지닌다.

문화적 감각은 세 후보 가운데 뜻밖에도 DJ가 제일 괜찮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느낌은 대통령 후보와의 토론에 출연했던 생방송의 패널리스트들이 제일 먼저 가졌을 것이고, 방송을 지켜본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고 본다.

"어떻게 DJ가 저렇게 유식하지?”

"어떻게 세 사람 중에 DJ가 가장 세련되고 덜 촌스럽지?"

이러한 종류의 감탄이 사실은 DJ를 칭찬하는 편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DJ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오히려' 나 '제일' 은 DJ를 모르는 사람들의 감각이다. 아니 그렇게 따지면 문화에 관한 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DJ를 모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DJ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억울한 일은 그것 하나만이 아닐 것이다. 죽음의 아슬아슬한 고비를 수도 없이 넘었고, 헤일 수도 기억 할 수도 없을 만큼의 소환과 취조, 16년여에 걸친 긴 기간 동안의 망명과 연금, 가족이 당한 피 끓는 괴로움, 지지자들이 겪어야 했던 수난, 오랜 동안 가족과 이별한 채 지내야 했던 쓰라림도 크나큰 억울함이다.

DJ에게는 그 억울함 말고도 억울함이 또 있다.

잘못 알려진 억울함, 엉뚱하게 오해받는 데서 오는 억울함.

필자는 DJ식 성공법'을 쓰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를 하는 동안, DJ가 잘못 알려진 것이 문화에 대한 감각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 군데서 발견했다.

 

 

정치의 사각 지대

우선 문화를 놓고 얘기할 때 DJ가 억울하게 생각해도 좋다는 것은, 그가 문화적 감각에 있어 우리가 뜻밖이라 할 만큼 앞서 있었고, 그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단순히 선거용 감각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텔레비전 토론회는 DJ의 문화적 감각이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발견되는 순서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확실히 텔레비전 토론에서 국민들은 그가 문화에 관한 한, 때를 말끔히 벗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정치권의 문화 감각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솔직히 낙제 점수다.

경제 발전도 있었고, 정치권이 뒤처지기는 했어도 정치 의식의 발전도 있을 만큼은 있었다. 사회적인 의식의 변천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화적 의식에 있어서는 가장 낙후된 상태에서 아직도 죽을 쑤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직도 정치권에서는 문화를 일종의 사각 지대로 취급하는 버릇이 있다.

정치권은 주로 선거 때에 득표하고 연관되는 장르의 것이 아니면 우습게 취급하는 관행이 있는데, 문화도 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선진국의 정치는, 아니 이상적인 정치는 각 부문에 대한 균형 있는 발전을 통치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니까 어느 부문에 관해서고 목적 아닌 수단으로, 그것도 선거용 수단으로 쓰고 있는 나라를 우리는 흔히 후진국이라 부르고 있다.

후진국은 후진 나라를 의미한다.

문화를 우습게 이는 나라는 국민 1인당 GNP가 아무리 높아도 후진국이다. 아주 후진 나라인 것이다.

 

 © 운영자
▲    역대 다른 대통령들에 비해 유달리 문화적 감각이 뛰어났고, 문화인들과의 교류도 많았던 DJ는 2003년 나운규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는다.  고 김 전 대통령이 이 여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성일, 송강호 등 영화인들의 얼굴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여원뉴스 특약]  

 

30년간의 비(非)문화

 

 

선거 때가 되면, 아니면 국회가 개원을 하면 정치 문제에 열을 내고 경제 문제에 핏대를 세우고 사회 문제에 비분강개한 척 목청을 돋우었으면 되었지, 문화라니 그 따위가 무슨 표 끌어다 주냐는 식이었다.

그러면서도 배우나 탤런트나 가수를 선거 때만 되면 잘도 동원했고 유세에 데리고(?) 다녔다.

말하자면 선거에는 써먹었다.

이름깨나 있는 탤런트나 배우의 경우 어느 정당의 선거를 위해서 나서기로 했다 하면, 그 정당의 당수나 대선 입후보자가 직접 만났다. 그리고 그 만나는 장면이 매스컴을 타도록 조처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문화? 아 그런 것이 있었나?" 하고 시치미를 떼었다.

국회의원 선거에 인기 있는 연예인 몇 명을 전국구에 집어넣어 주는 것으로써 문화 감각이 있는 척했고, 문화인에 대한 극진한 예우를 다한 것으로 생각했다.

50년대 자유당 치하에서는 깡패가 예술인을 자처하며 연예인에 대한 폭력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정도인데다가, 정통의 문화인들은 먹고 사는 길이 막막했으니 문화를 따질 겨를도 없었다.

60년대 초부터 시작된 군사 정권은 당초부터 문화하고는 거리가 먼 정권이었고, 문화인이라 하면 ‘체제를 뒤숭숭하게 하기 알맞은 자유주의자'로 취급 통제하고 억압하려고만 들었으니 문화하고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5공화국이 끝나 갈 때까지 그랬으니 거의 30여 년간을 이 나라 정치권은 문화를 ‘가깝게 하기도 그렇고 멀리 하기도 그런 존재’ 정도로 취급했을 뿐이다.

 

 

▲    대통령에 당선된 후 당선증을 받고 , 김종필, 박태준 등으로부터 축하를 받는 DJ  © 운영자

 

정치적 낙후성

 

DJ의 전임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은 취임 직후 각 신문 방송의 부장급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데 있어서 문화부장을 제일 끝순서로 돌려서(체육관 선거에서 뽑힌 대통령도 그렇게는 안했다고 한다) 문화에 대한 스스로의 점수를 드러냈다고 한다.

문화에 대한 정치적 낙후성을 DJ가 깼다.

DJ는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에 문화계 인사를 초청하여 자신의 문화 정책의 일부를 설명하기도 했다.

DJ가 문화계 인사들을 취임하기도 전에 만난 것을 가지고 돌출된 정치 행위로 보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것 역시 DJ에겐 억울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치인 가운데 DJ만큼 친하게 지내는 문화인이 많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취임 전에 그가 만난 문화인들은 갑자기 만난 사람들이 아니라 자주 만나고 있던 사람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권이 사각 지대로 아는 문화 쪽에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여 오고 있었다. 97년 대선이 있기 아주 오래전부터 익혀 온 그의 문화 감각이었다.

 

 

DJ의 문화 부문 신기록

 

대선 직전인 97년 10월에 조선일보가 발행한 DJ의 저서 《이경규에서 스필버그까지》를 읽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책은 문화 내지는 문화인, 그리고 역사상의 문화인들과 그 외 문화 일반에 대한 그의 폭넓은 관심을 항목별로 나누어 짧게 피력한 것인데, DJ가 얼마나 많이 문화에 대한 섭렵을 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책이다.

그는 문화 각 부문에 관심도 깊었고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많았다.

연극 공연장이나 영화관에 불쑥불쑥(오지 않으리라 예상했던 사람이 왔으니 불쑥불쑥이라 할 수밖에) 나타나곤 했던 DJ는 우리나라의 대통령 출마 경력을 가진 정치인 가운데 영화나 연극 관람 횟수가 가장 많은 사람일 것이다.

가깝게 지내는 문화인 숫자를 가지고도 그는 신기록 보유자가 될 것이다.

그 외에도 문화 부문에 가지고 있는 신기록은 여러 가지다.

그가 6년여에 걸친 투옥 기간에, 그리고 10년여의 연금과 망명 기간에 한 일은 주로 독서였다는 사실을 유추해 보면, 아마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독서량도 가장 많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는 우리나라 정치인 가운데 저서도 가장 많다.

하버드 대학이 발행한 《대중 경제론》, 영어와 일어로도 출판된《김대중 옥중 서신》 《나의 삶 나의 길》 《3단계 통일론》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내가 사랑한 여성》 등 10여 권에 달하는 DJ의 저서는 거의 전부가 영어, 일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되기도 했다.

15권짜리 《김대중 전집》도 있다. 전집까지 가진 징치인은 DJ가 유일하리라고 본다. 직업적인 프로 문필기도 갖기 어려운 전집까지 가지고 있으니 그의 문화 감각을 알 만하다.

그에 관한 연구와 찬양, 또는 비난하는 내용의 관련 서적은 더 많다.

《다시 김대중을 위하여》(김옥두 저) 《정권 교체로 가는 길》 (최재승저) 《김대중 죽이기》(강준만 저) 《김대중의 사상과 능변 (박석무 저) 《인간 김대중의 눈물》(신기선 저) 《김대중 보고서》(이열 저) 《동교동24시》(함윤식 저) 등 줄잡아 30여 종이 넘으리라는 것이 이 협이나 배기선 등 측근들의 의견이다.

 

▲    군사정권시절, 일본에서 강제 납치되어....가까스로 살아온 DJ의 상처에 이희호 여사가 약을 발라주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DJ의 문화감각은.... © 운영자

 

문화의 혜택

 

문화는 교양일 수도 있다. 문화에 대한 감각이라는 것은 교양 지수를 나타내기도 한다.

부자에게 문화가 없을 수 있듯이 가난해도 문화는 있을 수 있다.

도회지 여성들이 농촌 남자에게 시집가지 않는 이유를 필자가 발행인으로 있던 월간 《신부》에서 조사한 일이 있다.

그 이유의 첫째는 일이 힘들다, 둘째는 피부가 아주 나빠진다, 셋째는 문화의 혜택이 적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문화는 경제 발전과 속도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 '문화의 혜택' 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문화의 도시 일변도적 경향은 확실히 경제와 관계가 있다고 보여진다.

경제가 나쁘던 시절에는 문화의 혜택이 거의 배부른 소리에 가까웠고 문화의 혜택이란 용어 속에는 어떤 그리움이 담겨 있기도 했다.

경제 여건 등 생활 여건이 나쁜 사람들은 문화하고 멀어진다.

그런데 DJ는 나빠도 지독하게 나쁜 생활 여건 속에서 오히려 문화하고 가까워졌다는 아이러니를 창출한다.

교도소라는, 문화의 혜택이 없기는커녕 문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모든 것이 제한된 특수 지역에서 그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제한받음 없이 온갖 문화와 만난다.

그러니까 DJ에게 있어 문화는 생존의 증거였으며, 그는 그 증거를 운명처럼 받아들인 셈이다.

 

문화가 나라를 살린다

 

이미 선진국에서 문화가 돈이 되는, 문화가 경제가 되는 현상을 우리는 많이 보고 있다.

 

DI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문화성이 강한 대통령이 틀림없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앞으로 그는 어떤 면에서 이 나라의 국운을 개척하는 큰 가닥으로 문화에 승부처를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가 국운을 문화에 걸지도 모른다는 필자의 예견은, 21세기가 지닌 특수성이라는 논리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메가트렌드(대세)》의 저자이고 90년대 초에 한국에도 다녀간 일이 있는 나이스비트는 “21세기는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될 것이다" 라고 감히 말한다.

 

문화는 이제 단순한 삶의 질을 높이는 기능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화제가 되었던 스필버그의 <주라기 공원> 한 편으로 국내외 개봉만으로도 미국은 8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한국이 자동차 150만 대를 수출해야만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을 두 시간짜리 영화 한 편이 벌어들인 것이다. 이미 이러한 시대적 대세를 읽고 있는 DJ가 국운 개척을 위해 문화를 승부처로 택하리라는 필자의 예견은, 그간의 DJ의 문화 공부나 문화 경력을 미루어 본 데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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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식 성공법 활용팁

 

• 문화는 소비 품목이 아니라 중요한 돈벌이 수단이다.

• 21세기는 문화가 노다지로 변하는 세기이다.

• 문화를 공부하라. 아니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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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뉴스가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는 'DJ식 성공법' 은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DJ공부하기' 입니다. 연재를 시작한 얼마 후, 4.15 총선을 앞두고 일부의 오해가 있어 중단했다가, 선가 후 다시 연재합니다. 김재원의 저서 'DJ식 성공법'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이유는, 이 나라에 수준 높은 정치를 기대함입니다. DJ의 정치철학과 경륜과 행적을 되돌아보며, 정치 재수생들에게 보내는, 'DJ학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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